'토스카' 현대·고전 2色 공연

내달 예술의 전당선 현대적 분위기
11월은 100년전 초연 그대로
국내 오페라 팬들 두가지 스타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될 듯

오는 3월과 11월, 푸치니 원작의 오페라 '토스카'가 각각 현대적 스타일과 원작 그대로의 분위기로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공연한 '토스카'.

한국오페라단이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푸치니의 ‘토스카’를 두가지 색깔로 연출해 선보인다. 3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토스카는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무대다. 반면 11월 9~1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1900년 토스카가 처음 공연됐던 로마극장 무대와 초연 당시 연출을 그대로 재연해 고전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국내 민간 오페라단 가운데 두각을 보이고 있는 한국오페라단의 이번 서울 공연은 지난 2004년 봄 도니제티의 ‘루치아’ 공연 이후 2년만이다. 토스카는 ‘라보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오페라.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를 침략했던 19세기 초 로마를 배경으로 가수 토스카와 그의 애인인 화가 카바라도시, 토스카에 흑심을 품은 경찰 총감 스카르피아의 애증이 펼쳐진다.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은 뮤지컬 ‘렌트’로, 나비부인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으로 리메이크됐다. 토스카는 아직 뮤지컬로 옮겨지지는 않았지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 ‘별은 빛나건만’ 등 토스카의 주옥 같은 아리아의 매력에 빠진 이들은 토스카를 푸치니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는 마리아 칼라스 등 수많은 오페라 디바들이 앞 다퉈 자신의 장기 아리아로 삼았던 명곡. 나폴레옹 침략에 대항해 싸우던 한 독립투사를 도와준 화가 카바라도시를 체포한 경찰 총감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에게 애인 카바라도시를 살리려면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라고 협박한다. 이때 “착하게 살면서 늘 기도도 하고 헌금도 열심히 냈는데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라고 신에게 절규하며 부르는 토스카의 아리아가 바로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토스카는 스카르피아를 살해한 뒤 카바라도시를 구출하려 하지만 카바라도시는 총살당하고 절망에 빠진 토스카는 성 안젤로의 높은 절벽에서 몸을 던진다. 3월 무대는 베페 데 토마시 연출로 김덕기가 지휘봉을 잡고 이학순이 무대디자인을 책임진다. 이학순씨는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는 고전 오페라 판박이를 기대하지는 말라”며 “토스카가 사실주의적 성격이 짙은 오페라이긴 하지만 현대인의 감성에 맞춰 당시 주인공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카 역에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주역 가수로 활동하는 파올레타 마로쿠와 베르디 오페라에서 두각을 나타낸 미카엘 카로지가 맡는다. 11월 무대는 1900년 1월 14일 토스카가 초연됐던 이탈리아 로마극장 프로덕션이 선보인다. 당시 푸치니가 직접 지시한 무대장치, 의상 등 초연 공연 분위기를 거의 그대로 재연할 예정이다. 박기현 한국오페라 단장은 “올해 두 가지 스타일의 토스카 공연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와 100년전 초연 무대를 함께 비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02)587-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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