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반도체 매각에 이어 알짜 핵심사업인 LCD부문의 지분 매각을 통해 4조원이상의 현금을 챙기면서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18일 강유식(姜庾植)LG 구조조정본부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 자금으로 주력계열사들의 재무구조를 개선, 부채비율 200% 달성시점을 앞당기고 정보통신과 금융 등 주력부문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는 특히 반도체와 LCD 지분매각을 계기로 축소지향의 구조조정에서 완전히 벗어나 공개적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하는 확대지향적인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다=LG는 LG반도체 매각대금 2조5,600억원과 LCD 50% 매각대금 16억달러 등 무려 4조5,0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반도체 지분 41.2%와 LCD 지분 100%를 갖고 있는 LG전자는 3조5,000억원정도의 현금을 챙기게 된다.
강유식사장은 『필립스로부터 들여오는 자금 16억달러중 절반정도는 부채를 갚는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LG전자는 반도체와 LCD 지분매각으로 생기는 자금중 나머지 절반을 LCD설비증설과 디지털TV 등 승부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금융 전문그룹으로 변신 모색=LG는 데이콤인수를 기정사실로 굳히고 있다. 姜사장은 『동양그룹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있다』며 『동양의 데이콤 지분이 의외로 많으며 당초 알려지지 않았던 지분의 매각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LG는 또 하나로통신과 차세대 첨단통신망인 IMT-2000 분야에서도 우위를 확보, 유·무선망을 통합한 종합통신그룹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한생명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대한생명 입찰에서 유력한 경쟁자였던 프랑스 AXA가 포기, LG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이다. 姜사장은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분야를 보강하는데도 관심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부실생보사 1개를 추가인수하고 1개사를 신설, 나중에 3사를 합병하는 방식을 택할 계획이다.
◇LG의 확장세, 얼마나 지속될까=LG는 지난해초부터 각 부문의 구조조정과 외자유치를 통해 그룹 전체적으로 이미 4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10억달러의 외자를 더 들여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자금으로 주력 계열사의 부채비율을 200%이내로 끌어내리는 것은 쉽다는게 LG의 계산이다.
따라서 LG는 다른 그룹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특화된 사업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LG는 에너지·화학과 전자통신, 금융, 서비스 등을 4대 주력사업으로 꼽고있다. 정보통신서비스와 금융뿐 아니라 가스공사 등 공기업의 민영화과정에 공세적으로 나서는 것도 에너지·화학분야를 보강한다는 차원이다.
반도체 사업포기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끈 LG는 이제 5대 그룹 구조조정과 빅딜의 최대 수혜자로 변모하고있다. 그러나 LG의 사업확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눈길이 적지않아 부담스럽다. 이를 의식한 姜사장은 『우리는 기존 사업중 비주력부문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주력분야로 옮기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