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재록 게이트' 거리두기

우리당 "우리와 무관" 한나라 연루의원 거명
한나라는 진상조사단 가동… 공수양면 작전

여야는 29일 김재록 게이트와 관련, 서로 자기당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거리 두기를 시도했다. 이와 동시에 열린우리당은 허남식 부산시장 부인의 관용차 이용 사건을 ‘지방권력 부패론’과 연결지으며 감사원 감사를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진상조사단을 가동하며 본격 공격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한나라당이 진상조사단 활동에 들어가 김재록 게이트를 ‘권력형 비리’로 규정, 여권 비리에 초점을 맞추자 이번 게이트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을 거론하며 “상처 입는 쪽은 한나라당이 될 것”이라며 “우리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이 아마 진상 조사를 제대로 못할 것”이라면서 “한나라당 의원들 이름이 거명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에서 거명된 인물이야 한 두 명밖에 없지만 한나라당은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번 기회에 서울시를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현대차 양재동 사옥 증축 로비 사건과 연관이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아울러 열린우리당은 허남식 부산시장과 이 서울시장 부인의 관용차 사용문제를 공격하며 주의를 환기시키려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방정부 부정비리조사 및 제도개선 특위’산하 진상조사단은 이날 부산으로 가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열린우리당은 조사 내용에 따라 감사원 감사청구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진상조사단과 정무위 의원 등이 본격적으로 나서 방어와 공격을 병행했다. 이날 첫 회의를 가진 당 김재록 진상조사단(위원장 이한구 의원)은 ▦김재록씨의 정관계 인맥 ▦김씨의 사업 수주내역 ▦국부유출 가능성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김씨가 지구당 후원회장을 맡을 정도로 인연이 깊었던 정두언 의원으로부터 그와 관련한 기초 정보를 제공받고 지난 2002년 이후 김씨가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손댔던 ▦대우정밀 매각 ▦삼익 매각 ▦쌍용차 매각 등 컨설팅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김씨와 선을 그으면서 이 사건이 김대중 정부와 현 정권 들어 벌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어와 공격을 겸한 대책으로 보인다. 이한구 위원장이 “김재록 수사는 호남 열세를 염두에 둔 정권의 기획수사”라고 먼저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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