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본 투자목적 밝혀야

핫머니 모니터링 강화 위해 특별 외환 공동검사도 착수


투기성 단기자금(핫머니) 유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외국인 투자자금의 투자목적을 밝히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이와 맞물려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특별 외환 공동검사에 착수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외환당국이 다시 규제의 칼을 빼 든 것이다.

30일 기획재정부ㆍ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12월부터 외국인 투자자금을 투자목적에 따라 주식계정과 채권계정으로 각각 분리하기로 하고 관련기관에 이를 통보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위기의 여파로 외국인 증권투자 전용계정을 만들자는 논의를 미뤄오다 12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며 "현재도 외국인이 투자 전용계정을 개설해 국내시장에 투자하고 있지만 주식ㆍ채권 등 투자목적이 구분돼 있지 않아 신속한 파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한국은행은 다음달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특별 공동검사를 실시한다. 이번 검사는 정부가 지난 2010년 6월 자본유출입 변동완화 방안을 발표한 뒤 그해 10월, 지난해 4월 검사 이후 세번째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선물환포지션 규모가 상당히 늘었다"며 "선물환포지션 한도축소 여부는 검사 후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는 2010년 6월 외은지점 250%, 국내은행 50%로 설정된 후 지난해 6월 각각 200%, 40%로 축소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선물환 한도를 추가로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국의 이 같은 규제흐름 속에서도 이날 환율은 연저점을 재차 경신하며 급락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장 초반 보합권에서 머물다 오후장 들어 하락속도가 빨라지면서 4원30전이나 떨어진 1,091원50전에 마감했다. 환율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로 환율이 내려가자 반등을 기대하며 달러화를 쥐고 있던 기업들이 손절매에 나서 하락폭을 키웠다. 이에 따라 장중 1,090원50전까지 하락하며 장중 연저점(29일 1,094원60전)을 1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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