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의 진주를 찾아라] <4> 퓨얼셀파워

R&D 투자의 힘… 날개달 일만 남았죠
연료전지 기술 대기업 제치고 1위
그린홈 사업 참여… 흑자전환 성공
매년 20% 가격 인하해 경쟁력↑
2015년 본격 성장세 접어들 것

신미남

지난 3월 경기도 남한산성 인근 식당에서 열린 퓨얼셀파워 창립 12주년 기념식 현장. 10년 근속 상장과 포상금을 받기 위해 동료들 앞에 선 박일태 퓨얼셀파워 품질향상팀 차장의 머리 속엔 지난 10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박 차장이 몸 담고 있는 퓨얼셀파워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연료전지와 핵심 부품을 만들고 있다. 매년 연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탓에 8년째 적자를 이어가던 회사가 지난 2009년부터 가정용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주택에 시범 공급하는 그린홈 100만호 사업에 참여하며 흑자전환했다. 2015년부터는 가격경쟁력과 친환경성을 무기로 본격적인 성장세가 점쳐진다.

박 차장은 "2003년 입사 이후 6년째 적자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연료전지 기술을 이끌고 있는 퓨얼셀파워의 성장가능성을 단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며 "19세기의 증기기관, 20세기의 내연기관을 잇는 새로운 동력장치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작점인데 그 현장에 내가 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2001년 설립된 퓨얼셀파워는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스택ㆍ개질기ㆍ통합 시스템(SI)ㆍ막전극접합체(MEA) 등의 독자기술을 확보하며 국내 연료전지 산업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해 전기와 열로 변환시키는 신재생에너지원이다. 주요 경쟁사로는 GS퓨어셀ㆍ효성ㆍ현대하이스코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꼽히는데 기술력 측면에서 중소기업인 퓨얼셀파워가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국내 최초로 가정용 연료전지 '셀빌'을 개발했고 10KW(킬로와트)급 상업용 연료전지 시스템 상용화에도 성공, 국내 최초로 일본에 연료전지를 수출했다. 2008년에는 스택의 핵심 부품인 MEA를 국산화한 공로로 제1회 신재생에너지대상 단체부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대표는 "일본의 파나소닉, 도시바, 독일의 대형 보일러 업체들과 연료전지 분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양산 경험에 있어서는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임직원들의 자부심"이라며 "정기적으로 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부채를 최소화해 재무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매년 회계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경영상태를 공개하고 있어 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경쟁사들과 협력해 공동 연구를 수행할 때가 많은데 대기업들과 진행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중소기업인 퓨얼셀파워가 주관기업을 맡고 있는 점도 자랑거리다. 경력직으로 2년전 퓨얼셀파워에 합류하게 된 김춘길 경영기획팀 차장은 "고용노동부 등 정부부처가 선정한 미래 유망직업에 연료전지 전문가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며"특히 연료전지 분야에 몸 담고 싶은 사람이라면 전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퓨얼셀파워를 종착역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연료전지는 그러나 여타 에너지원에 비해 단가가 높아 대중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사실. 2015년 국내 연료전지시장은 2조~3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퓨얼셀파워의 매출 규모는 ▦2011년 87억원 ▦2012년 116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대해 신 대표는 "매년 15~20% 수준의 단가 인하에 나서고 있는데 현재의 50% 수준 가격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2015년부터 가정ㆍ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연료전지를 대량 보급하고 2020년부터는 자동차 등에 수송용 연료전지를 공급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가 본궤도에 오를 2020년부터는 한해 이익의 30%는 R&D 등에 재투자하고, 30%를 임직원 성과급에, 30%는 주주 배당으로, 10%는 사회공헌에 쓰겠다는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흑자전환과 경영목표 달성에 따른 상여금 명목으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직원 1인당 100만~500만원씩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아직도 기술개발 투자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이익 전체를 직원들과 나눌 수는 없지만 매년 경영목표를 달성하면 일부의 이익금이라도 특별 상여금 형태로 나누고 있다"며 "특히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공헌한 직원에게는 스톡옵션을 부여하는데 앞으로는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