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정보기술(55000)이 보호예수중인 최대주주 지분을 예약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그러나 인수자가 30대 초반의 인물로 66억원의 인수대금을 한번에 결제하고 주식을 넘겨받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회사 매각 1주일전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동서정보기술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김정남 대표가 268만주(49.76%)를 이희봉 전 삼양옵틱스 상무 등에게 66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매주식의 60%는 보호예수에 묶여있어 앞으로 1년후 부터나 매매가 가능하지만 인수대금은 한번에 결제했다. 계약금ㆍ중도금ㆍ잔금 등으로 나눠서 결제하던 기존 관행과는 큰 차이가 있고 오는 27일 이사회 종료 후에는 계약해지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동서정보기술은 회사 매각절차가 진행중인 지난달 28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300만달러(36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단기금융상품 34억원 등 내부자금은 70억원으로 늘어났다.
M&A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매매절차가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한 M&A업체 대표는 “협상 2주만에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후 실사도 하지 않은 채 매매대금을 한꺼번에 넘기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일부에선 BW자금 등 회사자금으로 회사를 인수하는 무자본 M&A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희봉 씨는 “삼양옵틱스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토탈 시큐리티 시스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했다”며 “자금출처를 밝힐 수는 없지만 도와주는 사람의 자금으로 회사 돈을 빼내 인수자금으로 사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이디씨텍(53700)은 지난해 10월말 에스넷시스템과 예약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패하고 다시 계약을 맺었는데 잔금 15억원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 무산설까지 돌고 있어 대조적이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