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구방안] 채권시장 파장투신권 매수여력 실종…시장마비 지속될 전망
가뜩이나 수급구조가 좋지 않은 채권시장은 현대그룹 유동성 부족사태라는 대형 악재가 겹쳐지면서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채권시장 마비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물론 이번 현대사태가 악성루머로 인한 일시적인 자금경색이어서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있지만 매수기반이 거의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조기 회복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특히 새한그룹 워크아웃 신청, 영남종금 영업정지, 일부 재벌 계열사들의 자금악화설 등 한계기업의 자금난 우려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현대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난다 할 지라도 채권 매수심리를 회복시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김기현 수석연구원은 『향후 금리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나온 현대사태가 시장참여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어 현대와 한계기업의 연쇄도산 우려감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금융기관들의 채권매수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대 채권매수주체인 투신권의 매수여력 실종도 채권시장 활성화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투신권이 실탄을 확보한다 해도 당장 부도우려설이 있는 기업의 채권을 사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에상되는 점도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7일 정부가 투신권의 영업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채권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방안이 투신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을 완전히 불식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다 임직원의 책임문제 거론으로 투신권이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수할 가능성이 극히 적어보이기 때문이다.
투신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이 투자자의 불신을 해소시키는데 상당부분 기여하겠지만 이탈된 자금이 당장 몰려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 『특히 임직원 책임문제 거론으로 예전과 같이 정부의 지시로 인해 한계기업의 채권을 매입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진갑기자 GO@SED.CO.KR
고진갑기자GO@SED.CO.KR
입력시간 2000/05/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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