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지원으로 인해 지연됐던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을 정점으로 지주회사 구조로 탈바꿈하려는 한진의 실무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실제로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부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정석기업의 부동산 임대 관련 사업 대부분이 한진칼로 넘어온 상태"라며 "정석기업이 곧 한진칼로 합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아들로 현재 한진칼 대표이사와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과 여객사업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3월 한진칼 지주회사 설립을 발표하고 8월로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지배구조 투명화가 한진그룹이 내세운 지주회사 전환의 이유였다. 하지만 여전히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를 해소 하지 않은 상태다.
조 부사장의 말대로 한진칼이 정석기업을 흡수합병하면 한진칼-한진의 2단계로 줄어들어 순환출자구조가 해결된다.
또 한진칼이 정석기업을 흡수할 경우 지주회사로는 부족한 한진칼의 부족한 자금력도 확충할 수 있다. 지난 3·4분기 기준으로 한진칼은 자본총액이 4,400억원에 이르고 2,800억원 규모의 부채총액을 갖고 있다. 현행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한진칼)가 부채비율 200%를 넘으면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한진칼이 자본총액 3,000억원 규모의 정석기업을 흡수하게 되면 지주회사로서 운신의 폭이 커질 전망이다.
한진칼이 정석기업을 합병해 순환출자의 고리를 해소한 뒤 한진칼과 한진 사이의 상호출자도 현행법에 따라 6개월안에 해소 하게 되면 한진그룹은 완전히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게 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칼이 정석기업을 합병하는 것은 예상됐던 수순"이라면서도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