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핵연료 소재 관련 원천기술이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과 7년여의 국제 특허분쟁에서 최종 승리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재료개발부 정용환 박사팀이 자체 개발한 지르코늄 합금 핵연료 피복관인 ‘하나 피복관’ 유럽특허와 관련, 프랑스 아레바사가 유럽특허청에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안대로 특허성을 인정한다’는 최종 판결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유럽특허청은 ‘하나 피복관’ 관련 유럽 특허가 기존 특허에 비해 새로울 게 없다며 2011년 3월 제기한 특허 이의제기에 대해 2년여에 걸친 심리 끝에 ‘특허가 무효라는 주장은 법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근거가 없다’며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이번 결정은 더 이상의 항고가 불가능한 최종 판결로 국내 원자력기술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게 됐다.
핵연료 피복관은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인 핵연료의 핵심 부품임에도 국내 독자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유일한 부품으로,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돼 아레바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해왔다.
정 박사팀은 지난 1997년부터 1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기존의 상용 피복관은 물론 원자력 선진국들이 개발한 최신 신소재 제품보다도 성능이 대폭 향상된 ‘하나 피복관’을 개발, 원자력 소재 분야에서 10~15년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고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12월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 사상 최고의 기술료인 100억 원을 받고 산업체에 이전돼 상용화 절차를 밟고 있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피복관 소재 국산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로 연간 5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환 박사는 “이번 승리는 최근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의 원천 기술 확보를 저지하기 위한 원자력 선진국의 소송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 얻어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