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LNG)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 지역에 LPG를 공동 공급하는 사업이 에너지 불평등 해소 방안으로 확대 추진된다. 시범운영 결과 농촌 마을의 연료비가 34%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한LPG협회와 한국LPG산업협회는 1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을단위 LPG 배관망’ 시범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LPG 배관망 사업은 농어촌 등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어려운 지역에 마을단위로 소형LPG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각 가정과 배관으로 연결해 LPG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벌크로리 차량을 통해 공동 저장탱크에 LPG를 채우면 각 가정에서는 도시가스와 마찬가지로 필요할 때 사용하고 사용량을 가구별로 계량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두 협회는 천안 서북구 삼곡마을을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한국LPG산업협회가 시행을 맡았으며 사업비는 LPG 전문회사 E1과 SK가스가 조성한 기금을 활용했다. 협회 측은 시범사업 결과 등유나 기존 배달방식 LPG를 사용할 때보다 가구당 연료비가 30%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가구당 평균으로 보면 연 139만 원에서 91만 원으로 떨어져 연간 약 48만 원의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는 LPG 유통단계 중 용기를 배달하는 과정이 없어지고 벌크로리 차량으로 충전해 유통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경제성과 함께 파손 등에 취약한 고무호스를 철제관으로 교체하는 등 설비 개선을 통해 시설 안전성도 5배 가량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에너지 복지 확대 차원에서 전국 단위로 마을단위 LPG 배관망 설치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내년 광역도당 1개씩, 모두 9개 농어촌 마을을 대상으로 2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마을단위 LPG 배관망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협회 측은 앞으로 10년간 총 301곳의 마을을 대상으로 LPG 배관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정부 측과 논의하고 있다. 홍준석 대한LPG협회장은 “LPG 배관망 사업은 LPG 유통구조를 개선해 서민층의 연료비 부담을 덜고 도시가스와 같은 수준의 편리함을 누린다는 게 장점”이라며 “LPG가 좀 더 안전하고 사용이 편리한 연료로 거듭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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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대한LPG협회 회장이 1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을단위 LPG배관망 시범사업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LPG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