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최대지분 어디로 촉각

■ 한화갑 사퇴 파장·전망개혁후보 단일화 노무현 최대수혜 예상 대선경선에 나섰던 민주당 한화갑 상임고문이 19일 전격 후보를 사퇴함에 따라 민주당 대선후보와 대표 경선구도에 중요한 변화가 예상된다. 한 고문이 지난 16일 광주경선에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득표력을 보이는 등 지금까지 4곳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3위에 그쳤지만 당내 최대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경선 주자들이 한 고문의 당권도전 선회 가능성을 경계해온 점도 한 고문의 사퇴파장이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대권 또는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은 한 후보의 사퇴를 놓고 각자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대선후보 경선의 경우 노무현 후보가 한 후보 사퇴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과의 각별한 교분 등으로 광범위한 개혁후보 연대군에 속해 있었던 한 고문의 사퇴는 김근태 고문의 후보사퇴와 같은 의미에서 개혁후보 단일화의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돼 '제2의 김근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김 고문 사퇴 이후 노 후보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고문 계열의원 상당수도 노 후보 지지쪽으로 돌아설 가능성 높아 보인다. 호남표의 향방도 관심이다. 노 후보측은 광주경선에서 확인된 것처럼 지역성향을 초월한 민주당 중심권의 '표심'이 노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고문 사퇴가 노 후보에게 절대 유리할 것이란 해석을 경계하는 견해도 있다. 경선과정에서 이인제 후보와 한 고문의 조직표 겹침 현상이 발생해 왔기 때문에 이 후보가 조직표 확산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동교동계의 지원이 신ㆍ구파로 나뉘어 왔으나 한 고문의 사퇴로 광범위한 동교동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한 고문의 사퇴가 노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고문 진영 일각에서는 한 고문의 사퇴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마저 표출하고 있다. 즉, '국민후보 추대' 또는 향후 예상 가능한 정계개편 등을 위해 한 고문이 스스로를 희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린 것 아니겠느냐는 시각이다.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김중권ㆍ정동영 후보의 사퇴여부도 관심거리다. 4곳 경선의 종합순위에서 김ㆍ정 후보보다 우세한 한 고문이 먼저 사퇴했기 때문이다. 김ㆍ정 후보까지 사퇴해 이ㆍ노 후보가 양자대결할 경우 기대를 모은 선호투표제의 의미가 퇴색할 우려가 있다. 한 고문의 후보사퇴는 당권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고문이 당권도전 선회여부에 대해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일단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 일각에선 최고위원 경선 후보등록일인 4월7일 이전 그가 당권도전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권경쟁은 한광옥 대표와 박상천ㆍ정대철 고문간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권 경쟁자들은 한 고문이 당권으로 돌아설 명분이 없으며 설사 돌아선다 해도 파괴력이 작을 것이라며, 그의 선회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쐐기를 박으려 했다. 그러나 한 고문은 지난 2000년 8.30 최고위원 경선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당내 조직표에서 영향력이 크다. 아울러 한 고문의 사퇴와 당권도전 선회가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쇠퇴조짐을 보였던 동교동계의 영향력이 복원되는 계기로 작용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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