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의 지난 7월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89.9%가 생명보험(우체국보험, 농ㆍ수협 공제 포함)에 가입해 3년 전에 비해 가입률이 3.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건강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대형 사고가 빈발하면서 질병, 사고 등의 위험에 대한 대비수단으로 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명보험은 한 가정이 적어도 하나쯤 가입하는 필수적인 금융상품이 됐지만 아직도 보험에 가입한 후 매월 내는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계약자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보험 가입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다. 또 최근에는 생명보험사들이 시중금리 하락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연말쯤에는 보험료가 상당히 오를 수 있다.
어차피 들어야 할 보험이라면 보험료를 한푼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보험전문가들은 보험료를 절약하는 방법으로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은 가급적 젊을 때 가입할 것
▲상해사고의 보장은 특약을 활용할 것
▲담배를 끊을 것
▲자동이체로 보험료를 납입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같은 보장이라도 비용을 최소한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자.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가입하자=보험상품 특히 생명보험은 사람의 질병과 사망에 대한 담보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가입 연령에 따라 보험료에 차이가 많이 난다. 나이가 많을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따라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고연령층 계약자에게는 보험금 지급 확률도 높기 때문에 같은 보장이라도 더 많은 보험료를 책정한다. 대표적인 사망보험 상품인 종신보험의 경우 40세 남자의 월 보험료가 사회생활 초년병인 28세 남자보다 2배 가량 비싼 것이 일반적이다.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면서 보험료를 줄이고 싶다면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
◇단일 보장 상품에 관심을=나이가 많아 보험료가 비싸다고 푸념만 할 것은 아니다. 40~50대 연령층에게도 기회는 있다. 보통 건강보험은 질병과 상해를 동시에 담보하는 상품이 많은데 이중 상해사고 위주로 보장하는 상품은 연령에 따른 보험료 차이가 크지 않다. 상해사고는 연령과는 큰 관계가 없기 때문에 보험사는 이런 상품의 경우 평균 연령대의 위험률로 보험료를 산출한다. 종신보험으로 기본적인 대비가 돼있고 추가 보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이런 상품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현명하다.
◇특약을 잘 활용하자=보험상품은 모두 주계약과 특약으로 구성된다. 종신보험을 예로 했을 때 주계약은 사망에 따른 사망보험금만을 담보하지만 특약으로도 사망보험금은 물론 질병이나 상해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종신보험에서 주계약은 만기가 없기 때문에 보험료가 다소 비싼 대신 특약은 만기가 정해져 있어 사망을 담보하는 특약이라도 보험료가 싸다.
따라서 60~70세까지만 사망보험금을 높이고 그 이후에는 굳이 사망보험금이 많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주계약의 가입금액은 낮추고 특약(정기특약)을 통해 부족한 보험금을 보충하면 된다. A생보사 종신보험의 경우 가입금액이 2억원일때 보험료(35세 남자, 20년 납입기준)는 29만2,000원 정도이지만 주보험인 종신보험을 1억원 가입하고 65세까지 보장 받는 정기특약을 1억원 추가하면 보험료는 19만7,000원으로 줄어든다
◇담배를 끊었다면 보험료도 줄어든다=지금 CI보험이나 종신보험에 가입한 상태고 담배를 끊은 지 1년이 넘었다면 보험사를 찾아 보험료 할인을 요구하자. 모든 생보사는 `건강체 할인`이라는 이름으로 비흡연자에 대해 보험료를 5%에서 많게는 15%나 할인해 준다. 물론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이나 비만지수, 심전도 등이 다 정상으로 나와야 한다.
◇저축성보험 피보험자도 나이 어려야 유리=최근 방카슈랑스가 시작되면서 몇 년간 판매되지 않았던 저축성보험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 저축성 보험에 가입할 때도 피보험자를 나이 어린 사람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저축성보험이라도 사망 담보 등 기본적인 보장은 있기 때문에 피보험자의 연령이 낮으면 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보험료는 자동이체로=요즘은 일반적이지만 아직도 보험료를 자동이체로 납입하지 않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동이체로 바꿔 놓아야 한다. 자동이체로 보험료를 납입하면 보험료가 1%가량 인하된다. 자동이체로 보험료를 받으면 보험사가 직접 보험료를 수금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보험료를 소폭 인하해 주는 것이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