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서울 송파갑 재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을 받은 고승덕 변호사가 29일 출마 포기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高변호사가 한나라당 당사가 아닌 자민련 당사에서 후보사퇴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장인인 자민련 박태준 총재의 막후 압력 내지는 강요에 의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朴총재는 『高변호사를 사퇴시키기 위해 공천확정 이후 만난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27일 저녁 집에서 사돈을 만났다』고 말해, 양가가 모두 나서 高변호사를 압박, 출마를 포기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적지않다. 高변호사도 이날 朴총재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한국 사회에서 극복할 수 없는 것은 혈연인 것 같다』며 장인인 朴총재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출마를 포기하게 됐음을 내비쳤다. 이에앞서 朴총재는 『장인이 여당 총재인데 정치를 하려면 나하고 해야지, 또 그런 생각이 있으면 도와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라며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朴총재는 『내 소중한 사위의 인생문제를 내가 바빠서 제대로 돌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위로하는 등 사퇴선언에 따른 파문을 조기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한나라당측은 『高변호사가 강압에 의해 朴총재에게 간 것이며 불출마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 없는 것』이라며 재선 보이콧 검토 방침을 밝히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 여야 관계가 또다시 경색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신경식 사무총장은 이와관련, 『高 후보가 어젯밤부터 미행을 당하는 등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를 황우려 의원을 통해 들었다』며 『강제 납치돼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퇴를 강요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한나라당측의 주장은 28일 저녁 高변호사가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대책회의까지 연 뒤 하루 밤사이에 후보사퇴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高변호사는 지난 27일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으나 여당 총재의 사위가 야당 후보로 출마하는데 대한 구설수가 잇따랐으며 국민회의로부터 「철새행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민수 기자 MINS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