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결국 파산보호 신청

오바마 '뉴GM' 변신 낙관 불구
일부 "베트남전 꼴날것" 우려도


101년 역사의 제너럴모터스(GM)가 결국 파산보호(법정관리)를 신청해 정부가 대주주인 ‘거번먼트 모터스(Government Motors)’로 탈바꿈하지만 앞날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GM이 파산보호를 거쳐 정부로부터 300억달러의 추가 지원을 받아 경쟁력 있는 ‘뉴 GM’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미래를 낙관했지만 비관론자들은 GM이 국민 세금만 축낼 것이고 오바마 행정부는 ‘베트남전’과 같은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GM은 파산보호 신청과 정부의 추가 지원으로 일단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파산보호 신청은 법원 밖에서 진통을 겪었던 GM의 구조조정을 완성하기 위한 절차. GM은 법원 판결의 힘을 빌려 과도한 임금과 복지 혜택을 줄이고 딜러망 축소와 공장폐쇄 등 군살을 쫙 빼게 된다. 이를 통해 지난 1ㆍ4분기 현재 550억달러에 이르는 GM의 채권은 170억달러로 뚝 떨어진다. 파산보호로 새로 탄생할 ‘굿 GM’의 청사진은 이미 짜여 있다. 정부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굿 GM’을 설립해 기존 GM에서 캐딜락과 뷰익ㆍGMCㆍ시보레 등 4개 브랜드 등 경쟁력 있는 자산을 이전하고 미 정부는 여기에 최소 3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 역시 95억달러를 지원해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각각 60%와 12.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백악관 측은 “미리 준비된 파산보호(prepackaged bankruptcy)이기 때문에 GM의 파산보호 기간은 2~3개월이면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맥긴투자자문사의 버니 맥긴 애널리스트는 “GM의 회계장부를 깨끗하게 정리해도 양질의 차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는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스튜어트 허시필드 파산전문 변호사도 “파산보호가 GM의 펀더멘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혹독한 경기침체로 자동차시장 사정도 녹록지 않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의 마크 올린 애널리스트는 “비용 측면에서는 굉장한 진전을 이뤄냈지만 생산 측면에서는 오랫동안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들이 과거와 같은 자동차 소비를 뒷받침해주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2001년 연간 1,700만대 규모의 내수시장은 앞으로 5년 동안 1,500만대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오바마 행정부는 주가 가치가 600억달러 정도가 되면 주식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뜻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로버트 엘튼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GM 회생계획은 ‘오바마의 베트남’이 될 것”이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 이코노미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결국에는 국민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굿 GM’의 정부 및 노조 회사라는 이상한 지배구조가 경영효율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일상적인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지만 국민의 세금을 댄 정부가 대규모 주주로서 뒷짐만 지고 방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제럴드 메이어스 미시간대 교수는 “국영기업은 정치인과 이해집단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이들은 경영에 문외한인데도 GM을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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