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ㆍ고도비만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인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복부비만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 6,4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31.8%인 2,063명이 복부비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복부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뇌출혈 등 심·뇌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위험인자다. 복부비만으로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중성지방 분해와 몸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 생성이 저하돼 혈관 내 지방덩어리들이 생겨난다. 이에 인체는 혈당을 낮추려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이때 과잉 분비된 인슐린은 혈관을 두껍게 만들거나 탄력성을 잃게 해 심장이나 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더욱 높이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특히 복부비만이 심각한 고도비만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심근경색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 쉽고 자칫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밖에 담석증,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퇴행성관절염, 불임 등 각종 위험을 높인다. 하지만 고도비만은 운동요법, 식이요법 등을 통한 체중감량이 쉽지 않고, 감량에 성공해도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요요현상이 찾아와 결국 체중감량에 실패하고 만다.

운동요법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치료가 어려운 고도비만환자의 경우 위밴드(랩밴드)수술이 시행될 수 있다. 식도에서 위로 내려가는 부분에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밴드(랩밴드)를 삽입해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면서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안전한 고도비만 치료법으로, 체중 감소와 함께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6~9개월 이내에 과체중의 60~75%가 빠지며, 수술 후 약 18개월까지 계속해서 체중이 감소해 목표체중에 이르게 된다. 수술 후에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위밴드수술은 또 환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수술 시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을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작아 시간이 지나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권수인 예다인외과 원장은 “고도비만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운동요법이나 식이요법으로 체중 조절이 불가능한 경우 위밴드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며 “위의 크기를 조절해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에 체중감량에 성공하기 쉽고, 올바른 식습관이 형성되면 체중관리가 용이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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