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파벌분쟁 심화우려 美 직접개입 피하기로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장래문제 해결에는 유엔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아프간 종족 및 파벌 분쟁 심화를 우려,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의 직접 개입은 가급적 피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년 이상 계속된 전쟁으로 극도로 피폐해진 아프간의 정치 안정을 위해 유엔이 필요한 기본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유엔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아프간의 새 국가건설과 차기 정부 안정화작업 등 유엔이 참여할 수 있는 범위까지 제시했다.
카네기 재단의 종어 우드라트 연구원은 탈레반 붕괴 후 아프간 정부 구성에 유엔을 끌어들일 경우 이슬람권 국가 등 국제사회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엔의 권위와 합법성을 활용할 경우 미국이 추구하는 대(對) 테러연대를 공고히 하고, 미국의 계획이 단순히 아프간에 대한 융단폭격만을 노리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새킷 유엔 아프간 조정관도 "아프간 차기 정부 구성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며 "장기적인 아프간 재건사업의 출발점은 바로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진정한 아프간 대표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강조, 유엔의 개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입장 천명에도 불구하고 수면 아래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향후 미국의 행보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최근 반(反) 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은 물론 무하메드 쟈히르 샤 아프간 전국왕과도 접촉하고 있어 사실상 차기 정권 구성에 어느 정도 개입할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