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김재철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여수박람회, 해양강국 도약 발판 될것"
생산유발 10兆·부가가치 4兆창출 '월드컵 버금'
박람회 통해 이상기후·해양오염 해결방안도 모색


“여수세계박람회는 우리나라가 해양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바다의 소중함과 가치를 새삼 일깨워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김재철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72ㆍ동원그룹 회장ㆍ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동원그룹 회장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여수박람회의 주제를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으로 정한 데는 우리나라를 21세기 해양 선진국가로 육성하겠다는 원대한 국가경영전략이 담겨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역사상 바다를 지배한 민족이 세계를 지배했듯이 미래에도 해양력이 한 나라의 생존과 번영을 결정할 것이며 바다의 가치에 주목하고 이를 개발할 줄 아는 국가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여수박람회에서 인류의 위기로 다가온 이상기후와 해양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전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해양자원의 보존과 지속 가능 개발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해양자원 보전과 학습을 위한 메카로 자리잡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치경쟁 과정의 가장 중요한 절차로 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서울과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기구(BIE)의 실사준비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김 위원장을 찾아 준비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왜 여수에서 엑스포가 개최돼야 하는지 아직 국민들과 전세계에 잘 알려지지는 않은 듯합니다. 여수 엑스포 개최로 우리와 세계는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여수 및 남해안이 세계적인 해양관광단지로 성장하고 이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해양산업이 발달했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한 남해안을 세계적인 관광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수는 바로 그 남해안의 중심에 있습니다. 여수는 또 문화유산이 풍부한 역사적인 도시입니다. 16세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을 건조한 선소, 객사로 사용했던 진남관이 있습니다. 조개더미ㆍ지석묘ㆍ고인돌 등 선사시대 유적과 공룡 집단서식지도 보존돼 있고 전통 불교사원 등 국보급 문화유산과 한려해상국립공원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수는 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및 제철공장, 국제적 규모의 광양항만과 더불어 람사협약에 등록된 갯벌, 수려한 도서와 청정해역 등 해양보호구역이 공존해 있는 곳입니다.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룬 곳이어서 주제를 표현하는 데도 매우 적합한 지역입니다. 우리의 다양한 문화, IT, 해양과학기술(MT), 생명공학, 로봇 등 첨단산업에 대한 기술정보 교류를 통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고 한국의 이미지도 제고하고자 합니다. 해양자원의 위기를 해결하고 해양환경을 보전 관리할 수 있도록 박람회 유치 결정 이후 국제기구와 연계해 다양한 연구와 지원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입니다. -동아시아의 급속한 발전으로 레저휴양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여수 엑스포가 열리고 남해안의 아름다운 경관도 잘 가꾼다면 ‘지중해의 나폴리’로 부상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여수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가진 미항으로 국제적으로는 17세기 네덜란드 해양탐험가 하멜을 통해 대한민국이 서구세계와 교류하는 시발점이었습니다. 300여개의 도서와 리아스식 해안, 세계적인 갯벌, 해양 관광자원, 국제적인 물류단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의 고유문화를 반영한 100여개의 문화행사가 여수를 중심으로 남해안 일대에서 개최되고 있어 박람회와 연계해 다양한 관광과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코스로 활용할 것입니다. -표결에서 이기려면 명분과 실리를 따져 각국을 잘 설득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는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까. ▦세계박람회 유치국은 BIE 회원국의 정부 방침에 따라 회원국 대표가 투표하는 방식으로 결정됨을 감안해 회원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교섭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월29일 현재 유치사절단을 14회에 걸쳐 36개국에 파견했습니다. 여수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국내외 방송ㆍ신문 등 홍보매체와 프레젠테이션ㆍ영상물ㆍ인쇄물 같은 홍보물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개최 의지를 홍보할 계획입니다. -여수 엑스포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람회 개최를 통해 총 1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기대됩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버금가는 큰 경제적 파급효과로 우리 경제를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오는 2012년은 대한민국이 경제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박람회 유치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4월9일부터 13일까지 서울과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기구의 실사는 개최 능력과 유치 의지를 점검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수많은 회원국 대표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보따리를 준비하셨나요. ▦전세계적으로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라는 위기상황에 대해 ‘바다와 연안’을 주제로 하는 여수세계박람회가 해결방향을 제시한다는 패러다임을 강조할 계획입니다. 또 여수 현지의 사회간접자본(SOC) 및 박람회 부대시설 공사현장에 안내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세계박람회 유치 준비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범국가적 개최 의지와 유치 열기는 물론 올림픽ㆍ월드컵 등 국제적인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검증된 우리나라의 개최 역량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특히 IT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2년 전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둘러싸고 상하이와 최종 경합에서 실패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각오가 돼 있습니까. ▦지난번 유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여수가 경쟁국 도시에 비해 인지도가 열세했다는 것입니다. 사회기반시설도 부족했고 외교망도 상대적인 열세를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월 회원국 대표들을 초청, 여수에서 박람회 관련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고 대성황을 이뤘습니다. 또 유사한 각종 세미나를 개최, 박람회 후보지 답사 등을 통해 여수 지역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입니다. 세계 11위의 경제력, 주요 국제행사의 성공적 개최 경험, 역동적인 한국의 발전상을 부각시키는 등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강조할 계획입니다. 철도개량, 국도 확장, 숙박시설 건립 등 사회기반시설 설치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과 각종 고위급 회담을 통해 지지를 요청하고 회원국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해 유치사절단도 모든 BIE 회원국에 파견할 계획입니다. -여수 엑스포의 주제는 회원국들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재료라고 생각됩니다.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할 계획입니까. ▦올해 1월 다보스 포럼과 2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회의(IPCC)에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 핵심 이슈로 거론됐습니다. 전인류가 공동으로 직면한 위기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해양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관련 단체, 국제기구와 한자리에 모여 해양과 연안의 위기에 대해 평가하고 대처방법을 논의하는 장을 연 2회 개최할 계획입니다. 박람회 유치가 결정되면 국제기구와 함께 지구 생태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양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이러한 위기의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바꾸기 위한 진지한 연구와 지원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여수프로젝트(‘The Living Ocean and Coast Project)’도 추진하겠습니다. -폴란드의 자동차 도시 브로츠와프, 모로코의 관광지인 탕헤르 등 경쟁국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회원국 대표들은 이들 도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폴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친서방 외교노선을 토대로 BIE 회원국이 가장 많은 유럽 지역 국가(36개국)들로부터의 지지획득을 주요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 휴양지인 탕헤르는 국제적 인지도와 관람객 유치능력, 이슬람권과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최초 박람회라는 점 등이 강점이고 아프리카, 중동의 아랍국가, 인접 유럽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치 신청국에 대한 회원국들의 평가는 유치경쟁 초반이어서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다만 회원국들이 지지국 결정에 중요하게 고려하는 개최능력, 경제력, 개최 준비상황, 주제의 시의성 등의 부문에서 우리나라를 높이 평가해주고 있습니다. ◇약력 ▦35년 전남 강진 출생 ▦58년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졸업 ▦58년 국내 첫 원양어선 '지남호' 항해사 ▦68년 고려원양어업 이사 ▦69년 동원산업 창업 ▦82년 한신증권(현 동원증권) 회장 ▦89년 동원그룹 회장(현) ▦90년 한국원양어업협회 회장 ▦98년 해양문화재단 이사장 ▦99~2006 23~25대 한국무역협회장 ● 도약 전환점 된 박람회들
日 '1907년 오사카' 선진국 인정 계기
佛5차례 박람회 문화예술중심지 각인
스페인 '92년 세비야' 관광도시 거듭나
세계박람회 개최가 개최 국가 발전의 전환점으로 작용한 사례들이 적지않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907년 오사카 박람회는 일본이 하이테크산업을 집중적으로 전시, 전후 패전국가라는 멍에를 벗고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이 박람회에는 77개국에서 6,4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고속도로 확충, 신도심 형성, 철도, 지하철, 신간선 개발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대폭 확충돼 지역발전에도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 1985년 역시 일본에서 개최된 쓰쿠바박람회의 경우 쓰쿠바를 과학연구기술 지역으로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디딤돌로 활용했다. 과학기술 관련 연구기관이 집적됐고 6,537명의 연구인력을 창출했다. 특히 도쿄 외곽지역으로 낙후됐던 이 지역에 경제ㆍ사회적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일본의 산업구조가 대형 제조업에서 지식기반산업으로 옮겨가는 연결고리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의 경우 1855년부터 1900년까지 무려 5차례의 대규모 박람회를 개최해 프랑스가 예술문화관광의 중심지라는 국가 이미지를 완성했다. 1889년 파리만국박람회 때 만들어진 에펠탑은 지금도 전세계 관광객을 끄는 프랑스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1992년 스페인의 세비야박람회의 경우 관광도시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됐다. 세비야공항 이용객은 박람회 개최 전인 91년 90만명에서 2004년 300만명으로 급증했고 말라가공항 이용객도 92년 이전 연 400만명에서 2002년 이후 연 800만명으로 증가했다.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 500주년 기념으로 개최된 이 박람회에는 113개국에서 4,200만명이 다녀갔다. 사후시설은 첨단과학기술 단지와 레저문화시설로 활용, 기술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사후시설 운영 공기업인 카르투자93의 2004년 총생산이 13억유로로 무려 세비야시 GDP의 12%를 차지했을 정도다. 1998년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리스본박람회의 경우 엑스포 부지 일대가 개최 전에는 정유회사ㆍ도살장ㆍ쓰레기적치장 등 혐오시설로 인한 기피 지역이었지만 개최 후 리스본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탈바꿈했다. ● BIE 실사 어떻게 하나
4박5일간 주변여건 시찰·부지점검
카르멘 실바인(Carmen Sylvainㆍ캐나다) 집행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7명의 실사단이 9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3개 유치 후보지 가운데 첫 실사지인 한국을 찾는다. 실사단은 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하얏트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저녁에는 국무총리가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한다. 본격적인 실사는 10일부터. 박람회 개최 계획을 담은 우리 정부의 첫 프레젠테이션이 당일 오전 호텔 프레젠테이션룸에서 진행된다. 이후 국회 의장을 면담하고 주요 경제단체장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 뒤 오후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한다. 오는 11일 오전에는 숙박대책 등을 다룰 세 번째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정부 주요 인사 면담, 해양수산부 장관 주최 오찬에 참석한 뒤 개최 후보지 여수를 찾는다. 실사단은 '충무공 이순신함'에서 열리는 여수시장 주최 시민환영 함상 리셉션에 참석한 뒤 거북선 축제를 참관하며 시민환영 행사가 열리는 해양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축하공연 및 세계불꽃축제를 관람하고 유치 지지 100만인 서명부를 전달받는다. 실사단은 배를 타고 건너 남해 힐튼리조트에서 하룻밤을 자고 12일 오전 개최지 부지 및 교통여건 등을 점검하는 현지 프레젠테이션을 4시간 동안 진행한다. 도지사 주최 오찬 후 오동도와 여수산단ㆍ낙안읍성 등 박람회 주변 여건을 항공 시찰하며 박람회장 조성 후보지에 도착, 해양부 차관에게서 박람회 부지 조성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후 박람회 홍보관 개관식에 참석, 핸드 프린팅 행사를 갖고 실사와 관련 첫 기자회견을 갖는다. 실사 마지막날인 13일 오전 하얏트호텔에서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가진 뒤 서울시내 문화유적 탐방과 외교부 장관 면담, 기자회견 등으로 5일간의 실사일정을 마치게 된다. 실사단은 사전 제출된 실사준비 보고서의 14개 필수조사 항목에 대한 답변내용을 집중 점검하며 그 결과를 세계박람회기구(BIE) 집행위원회를 거쳐 오는 6월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제141차 총회에 보고한다. 한편 경쟁국인 모로코와 폴란드에 대한 현지실사는 각각 4월30일~5월4일, 5월14~18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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