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기업의 실적을 반영한다고 보면 증시가 나빠질 이유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수급이나 심리적 요인에 따라 하락할 수는 있겠지만 올해 증시가 상승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김군호(사진) 에프앤가이드 사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지난해 올린 기업당 평균 순이익이 929억원으로 최대였던 2005년에 비해 73억원이나 많고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는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의 거침없는 증시전망은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최고의 금융정보 제공업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에프앤가이드가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기업 1만3,000개와 해외기업 5,000개의 재무정보를 비롯 증권사 보고서 등 각종 경제, 증권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확신이다. 그는 기본 인프라로서의 데이터와 정보가공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업 분석은 그 기업이 갖고 있는 실적이나 재정상태를 기초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치투자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나 애널리스트들은 오히려 ‘감’에 의지하는, 수급이나 차트 등 기술적 분석에 너무 치중했다는 것이다. 불안정한 국내 증시에 대한 아쉬움도 여기서 나온다. 외국인들이 국내 기관이나 개인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을 올리는 것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한국시장과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데이터를 과학과 이성을 통해 분석해보면 필연적으로 그런 결론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것은 앞서 제시한 기업들의 실적 면에서 판단할 수 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모두 61조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2006년에는 52조원, 2005년에는 56조원, 2004년에는 50조원이었다. 2004년의 순이익은 2003년 23조원의 두배가 넘는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이렇게 나아진 것이다. 세부 항목에 들어가면 더욱 훌륭한 상태로 단련돼 왔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한 것도 이로부터 도출된 당연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2000년 7월 회사를 설립한 후 8년만에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최고의 금융정보 데이터 처리ㆍ제공업체가 됐다. 데이터 소스를 기업으로부터 받아 정리, 가공해서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다. 물질이 양적으로 쌓이면 질적으로도 변하듯이 그에게도 시장을 보는 안목이 생겼다.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증시 등 금융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 대한 김 사장의 바람도 같은 성질의 것이다. “데이터를 폭 넓게 이용해 기업과 시장을 분석해 나가면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또 하나의 사업을 시작했다. 펀드평가다. 지난 2월 FN스펙트럼이라는 펀드평가 시스템을 출시했다. 펀드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다 보니 개별 펀드의 성과분석이 가능해졌고 이를 투자자와 공유하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전문가대상 Fn스펙트럼을 출시했고 하반기쯤에는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그의 희망은 에프앤가이드를 세계정인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블룸버그나 톰슨-로이터와 같이 키우는 것이다. 먼저 이들 외국계 업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의존도라도 낮추고 싶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정보를 쥐는 자가 결국 시장에서 승리하게 된다”는 말로 사업을 확대해나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시장을 잘 알기 때문에 무모한 도전만은 아니라는 자신감도 감추지 않았다. ● 에프앤가이드는 어떤회사
국내 최고 금융정보 제공업체…증권사등 350개 고객사 확보 금융시장을 이해하고 분석, 적절한 판단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거의 무한대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개별 기업이나 개인이 이 같은 데이터를 수집해 필요한 형태의 정보로 가공ㆍ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중개해 주는 곳이 필요한 것이다. 금융시장의 발달과 함께 정보에 대한 욕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정보산업 발달은 늦었다. 국내의 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1,000억원 정도로 추정되지만 대부분 외국계 회사로 흘러 들어갔다. 블룸버그와 톰슨-로이터가 세계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국내에는 에프앤가이드와 와이즈에프엔이 대표적인 회사다. 에프앤가이드는 이러한 금융데이터를 수집, 금융정보로 가공ㆍ제공하는 회사다. 지난 2000년 설립됐다. 설립초기에는 삼성에서 돈을 댔다. 지금은 공작기계 전문제조업체인 화천기공이 5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이외에는 김군호 사장(13%)과 개인투자자들이 나눠 소유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을 통해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 채권정보, 기업재무데이터, 컨센서스, 거시경제지표 전망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증권사ㆍ자산운용사ㆍ은행 등의 금융기관을 비롯 연기금ㆍ일반기업의 총 35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1억원, 순이익은 9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1995년에서 2000년까지 삼성전자 투자전략팀장을 역임하다가 에프앤가이드(www.fnguide.com)를 설립, 줄곧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