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엔화 오히려 평가절상/주력업종 대일 가격경쟁력 상실/환율외 정부지원책 필요무역업계는 올들어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급격히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엔화약세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환율상승 효과를 거의 못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업계는 또 현재 엔화약세 추세를 감안할 때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일본제품에 비해 높아지기 위해서는 환율이 달러당 9백30원대 이상으로 올라야 하지만 물가불안 등 부작용을 감안할 경우 적정환율은 달러당 8백94원이라고 추정했다.
10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최근 환율동향과 정책방향」에 따르면 무역업체의 35.8%가 환율상승으로 채산성은 다소 향상됐으나 수출은 별로 증가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33.8%는 수출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무협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수출부진이 해당업종의 경기부진에서 기인하고 있으며 특히 주요 수출상품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수출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경우 엔화약세가 더 빠르게 진행돼 현재의 원화 환율상승으로 인한 효과를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올들어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지난해말 달러당 8백44.20원에서 지난 6일 현재 8백67.50원으로 2.8% 상승했으나 엔화는 1백16.00엔에서 1백23.34엔으로 무려 6.3%나 올랐다. 이에따라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지난해말 1백엔당 7백26.51원에서 지난 6일에는 7백3.28원으로 3.2% 하락, 엔화에 대해서는 오히려 평가절상됐다.
이에 따라 우리의 주력수출품인 자동차, 조선, 전기·전자, 기계 등 일본과 경쟁하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대일 경쟁력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본 경제회복이 예상외로 더뎌 달러화강세와 엔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수출구조상 달러화에 대한 환율보다는 일본엔화에 대한 환율 추이가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므로 환율상승만으로는 수출회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무역금융 확대, 마케팅 지원 등 환율 이외의 지원대책도 아울러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진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