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도록 방치된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 매각이 결국 이번에도 무산됐다.
2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날 대주단 회의를 갖고 파이시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이면에는 신탁사 공매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파이시티 매각은 지난 2013년 10월 무궁화신탁에서 실시한 공매 최저입찰가인 4,525억원만 넘기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이에 따라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 세 곳 중 건인디앤씨와 STS개발 두 곳은 공매가인 4,525억원 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다.
이 중 최고가인 4,700억원대를 써낸 건인디앤씨는 지난 1일까지 자금 증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 받았으나 자금 증빙을 하지 못했다. 이날은 차순위인 STS개발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줄 것인지 여부를 두고 채권단이 회의를 가졌으나 결국 입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이 입찰 취소를 결정한 것은 신탁사 공매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가격으로 매각을 진행할 경우 공매 이슈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유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무궁화신탁 관계자는 “적정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마지막 공매 이후 1년 10개월 이상 지났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 변화 등을 고려해 재공매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