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증가속도 "안꺾이네"

작년 12월 증가율 11.2%…46개월만에 최고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부추기는 시중 유동성 증가속도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중 유동성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로 46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지난해 연간 증가액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12월 광의유동성(L)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전체의 유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광의유동성 잔액은 1,837조8,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25조원(1.4%) 증가했다. 이는 전월의 증가액 26조원(증가율 1.5%)과 비슷한 규모다. 한은의 지급준비율 인상, 금융감독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유동성 증가세에 거의 변화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광의유동성 잔액 증가율은 12월 11.2%를 기록해 지난 2003년 2월의 12.9% 이후 4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유동성 증가율은 9월 10.1%, 10월 10.1%, 11월 10.3%, 12월 11.2% 등으로 넉달째 두자릿수를 이어왔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심리로 인한 꾸준한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은행권의 대출 경쟁, 해외 자금 유입 증가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준율 인상이 시행된 시점이 지난해 12월23일이기 때문에 유동성 흡수효과가 12월 중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1월에 유동성 증가세가 꺾일지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광의유동성 잔액은 전년 말보다 184조7,000억원(11.2%) 늘어났다. 이는 전년 증가액 133조3,000억원보다 50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증가율로도 2002년의 13.6% 이래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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