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권오현 부품(DS)부문 대표(부회장) 등 반도체 사업을 맡은 주요 경영진을 이끌고 실리콘밸리 출장길에 올랐다. 주요 고객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현지사업 점검, 신규 투자 대상 물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5일 전용기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로 떠났다. 권 부회장과 전영현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 DS부문 반도체 경영진, 특히 메모리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임원 10여명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작년 말 삼성SDS 대표로 옮기기 직전까지 메모리사업부장을 지낸 전동수 사장도 동행했다. 그는 현지 고객사 관계자들과 두루 친분이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길은 우선 반도체 고객사들을 만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삼성은 애플의 차기 아이폰 모델용 D램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운드리(수탁생산) 쪽에서도 애플·퀄컴에 이어 AMD·엔비디아 같은 업체들이 삼성과 신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10여군데 이상의 고객사를 만나 계약을 체결하거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현지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도 돌아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DS부문이 새너제이에 2,000명을 수용할 신사옥을 짓고 있는 것 외에도 실리콘밸리 거점 3곳에 대해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이 밖에도 소프트웨어·웨어러블 등의 분야서 다양한 전문인력을 흡수하며 실리콘밸리에 새 먹거리를 위한 전진기지를 세우고 있다. 이미 실리콘밸리의 삼성 임직원 수는 4,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최근 삼성이 인수합병(M&A)에 본격 시동을 건 만큼 이 부회장이 M&A 혹은 투자를 위해 실리콘밸리의 유망한 기업들을 물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