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에 위배된다면 대통령 지시도 거부해야"

盧대통령, 국정원 방문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국가정보원을 방문, “상사의 명령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나 민주주의에 반대되는 대통령의 지시도 거부할 수 있는 조직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국정원 직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국가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이에 대한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보를 갖고 개인적으로 거래를 하는 일은 결국 조직에 타격을 주게 된다”며 “스스로 절제하고 주변에서도 정치중립의 분위기를 만들고 부당한 명령을 할 수도 없고 통하지도 않는 수준 높은 분위기를 유지해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국정원 직원들이 개인의 미래를 위해 정치권과의 끈을 이어 부당한 행위를 하는 데 대한 경고의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프카니스탄 인질사태 해결 과정에서 김만복 국정원장의 노출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업무의 일정 부분은 노출돼야 한다. 특히 산업정보 방어활동, 사이버 안보활동 등은 홍보를 해야만 하는 매우 긍정적인 활동”이라며 “인질 구출활동에서 국정원 역할이 일부 노출된 것을 놓고 논란이 있었는데 노출 문제는 직무ㆍ작전ㆍ프로젝트의 내용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김 원장을 두둔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많은 사람들이 ‘북측 핵심과 비선으로 통할 수 있다’고 제안해왔지만 결국 유용한 대화 통로가 어디인지 판가름났다”며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국정원장의 역할을 되새기면서 “다음 대통령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비선을 만날 필요는 없고 국정원을 믿으면 된다고 당부하고 싶다”고 김 원장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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