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과 맞물려 고공행진하던 기름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 서울 지역 기름값이 2,000원을 넘어서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이달부터는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5일 주유소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50원50전으로 전날에 비해 12전 하락했다. 고급휘발유 가격도 전날에 비해 1원89전 떨어졌다.
5월 중순부터 소폭의 등락 속에서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던 기름값은 10여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름값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두바이유가 최근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선 후 다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6~7월 기름값이 꾸준히 올랐던 것은 미국의 휴가철 이동수요와 인도네시아의 라마단 이동수요가 겹치며 국제적으로 휘발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8월부터는 국제적으로 기름값이 약보합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부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고 셰일오일 등의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집트의 정정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어 추세적인 하락세를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기름값 안정세는 국내 물가와 경상수지 흑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개월 동안 1%대를 유지한 데는 기름값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하반기 두바이유가 100~10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국내 물가에 기름값이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