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부문의 분사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물류비용 절감이나 경쟁력 제고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5일 물류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물류부문 분사가 물류개선보다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분사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물류부문 분사를 단행하면서 3~5년간 인건비를 보전키로 하는 등 분사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물산, 코닝 등 삼성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일제히 물류부문 분사에 나섰으나 최소 3년동안은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게 물류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운송과 사내물류, 상하차관리 등의 물류부문을 떼어내 「토로스」라는 이름으로 분사했다. 삼성물산의 「로지텍」과 삼성코닝의 「서렉스」 등도 같은 시기에 분사해 기존 인건비의 85%선으로 계약 및 용역비를 산정하고 있으나 3년치 연봉의 15%를 일시불로 선지급받는 등 각종 방법으로 모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LG전자 물류 부문에서 분사한 「에스·엘·에스」도 삼성 계열사들의 분사와 유사한 형태로 LG전자 제품의 보관과 출하 대리점 배송을 전담하고 있다.
분사이후에도 3~5년간은 분사이전과 전혀 다를 바없이 운영된다는 얘기다. 이는 재벌그룹들이 비용절감 등 경쟁력 강화보다는 정부의 구조조정 압력에 밀려 구조조정의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물류부문을 분사시켰기 때문이라는게 물류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비해 제일제당에서 독립,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CJ-GLS」는 철저한 시장 조사와 물류체계 개선을 통해 1년만에 6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물류전문 기업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식품업체들의 물류와 판매대행 등으로 20%이상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가져다 주면서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과 함께 국내 물류산업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CJ-GLS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류부문 분사는 단순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비용 절감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물류 부문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한 분사보다는 아웃소싱을 통한 전반적인 물류시스템의 개편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훈 기자 LH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