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한·중·일부터 동남아까지 연결하는 APG(Asia-Pacific Gateway) 국제 해저 광케이블이 완공되면 국제 인터넷 체감 속도가 두 배는 빨라집니다"
고기영(사진) KT 국제통신센터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 중심의 국제 해저통신망 구축으로 한국이 동북아의 통신 허브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국경 없는 서비스, 국경을 넘어선 비즈니스가 중심이 되는 인터넷 시대엔 국제간 네트워크의 근간이 되는 해저 광케이블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센터장이 맡고 있는 KT국제통신센터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한국에서 해외로 또는 해외에서 한국으로 오가는 전화ㆍ인터넷ㆍ방송 등 모든 국제통신신호를 처리한다. 이를 위해 부산과 거제에 국제해저케이블을 연결하는 해저통신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에 연결된 9개의 국제해저케이블 중 6개를 관리한다. 나머지는 외국사 것이다.
내년 말에는 APG가 추가된다. 한국에서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총 길이 1만km의 차세대 국제 해저 광케이블로 KT를 비롯한 동남아 이통사와 페이스북 등 13개 사업자가 참여했다. 2011년12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5월24일 부산 해운대에서 공사를 시작했다.
APG에는 총 6,400억원이 투입된다.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총 용량 38.4Tbps(초당 전송 테라비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광섬유 8가닥으로 1초에 5기가바이트(GB)영화 7,200개를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이다.
시간이 갈수록 국가간 인터넷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국제 광케이블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는 "해저케이블 구축에는 최소 3년 이상이 걸려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힘들다"며 "인터넷을 통한 한류문화의 유통, 가상재화와 빅데이터 등 늘어나는 통신수요를 만족시키고 IT강국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선 해저케이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바다를 건너 광케이블을 구축하는 작업은 상당한 시설과 기술, 노하우가 필요하다. KT는 1981년 JK(한일 연결) 케이블 이후 30년 동안 케이블 운용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현재는 자회사인 KT서브마린이 시공한다. 고 센터장은 "전용선박에 케이블을 싣고 수천km 바다를 가로질러 케이블을 까는 작업이 쉽지는 않다"며 "어로작업은 물론 해저지진, 해저 용암분출 등 자연재해로 인해 케이블이 끊어지는 일도 많기 때문에 케이블 보호와 빠른 복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한 시간만 못해도 불편한 상황에서 케이블 복구에는 최소 2주가 걸린다. 때문에 루트 다원화, 분산운용을 통해 비상상황에 대비한다.
고 센터장은 "KT는 케이블 건설에서 운용까지 전 단계에 걸쳐 선진화된 운용체계를 완비했다"며 "동북아 통신 중심국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