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발행된 새 5천원권 지폐의 위.변조 방지요소 가운데 하나인 미세문자가 기존 지폐와 비교해 크기가 더 작아지고 배치 방식도 다양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새 5천원권 안내 팸플릿에 미세문자가 새겨진 위치를 부분적으로 공개하고 있으나 육안으로는 도저히 확인할 수가 없고 돋보기로 지폐 앞뒷면을 한참을탐색해야 겨우 찾을 수 있다.
특히 일부 미세문자의 위치는 한은의 안내 팸플릿에도 나와 있지 않아 한은 발권국 실무자 조차도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르는 등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해야 할정도로 꼭꼭 숨어 있다.
새 5천원권에 적용된 미세문자는 크게 나눠 앞면에 ▲율곡 이이 초상의 옷깃부분 ▲초상 오른쪽 지문 ▲오죽헌 건물 기단 아래 장식문양, 그리고 뒷면에는 ▲초충도 풀잎 ▲바탕의 조각보 등에 배치돼 있다.
미세문자는 `5000 WON', `BANK OF KOREA' 등이 반복적으로 새겨져 있다.
지금의 1만원권 지폐에도 앞면 도안에 물시계 하단부위에 `한국은행'이라는 미세문자가 반복적으로 새겨져 있으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육안으로 판독이 가능하다.
그러나 새 5천원권은 미세문자의 크기를 35마이크로미터(㎛)로 줄여 육안으로는확인이 거의 불가능하며 위치도 1만원권 처럼 단 한곳이 아니라 앞뒷면 군데군데에산재해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의 지폐 제조 기술로는 인쇄 가능한 최소 문자의 한계가 35㎛수준이며 크기를 더 줄일 경우 잉크의 뭉쳐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미세문자는 컴퓨터로 그린 것이 아니라 전문기술자가 직접 손으로 제작, 위.변조를 더욱 어렵게 했다.
한은은 "컴퓨터로 미세문자를 그려낸다면 모든 문자가 크기와 간격이 일정하게나오지만 손으로 직접 새길 경우 각 문자가 불균일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모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폐인쇄용 원판의 미세문자를 손으로 직접 새겨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는 전세계에서 단 몇명만 존재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러한 전문가가 새 5천원권에 새겨넣은 미세문자 가운데 단연 압권은 율곡 이이 초상의 옷깃부문의 미세문자다.
육안으로 보면 옷깃선에 불과하지만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BANK OF KOREA'라는 문자가 비스듬하게 3번 반복돼 새겨져 있다.
또 뒷면 초충도 그림에서는 수박의 잎과 넝쿨에 미세문자가 군데군데 숨어 있으나 주변무늬와 구별하기 곤란할 정도로 워낙 크기가 작아 돋보기를 이용하더라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한참이 걸린다.
이와 함께 뒷면 바탕무늬인 조각보는 약간씩 색상을 달리하며 일정한 무늬를 형성하고 있는데, 일부 조각보의 무늬는 바로 미세문자에 의해서 색상이 형성되고 있다.
이 조각보에 숨은 미세문자 역시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군데 흩어져 있어 정확히 몇 군데에 미세문자가 숨어 있는지 파악하는데 한참의 수고를 들여야 한다.
한은은 "컴퓨터 스캔너와 컬러프린터, 컬러복사기 등을 이용해 위폐를 만들고자할 경우 미세문자가 사라지기 때문에 쉽게 위.변조 여부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고설명했다.
내년 초 새로 발행되는 1천원.1만원권에도 이러한 미세문자가 다양하고 더욱 복잡한 형태로 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