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중지] 7년간의 개발과정

러시아 기술이전에 소극적 '애간장'

지난 2002년 개발이 시작된 나로호(KSLV-Ⅰ)의 7년간의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나로호 개발이 시작되던 지난 2002년에는 국내 첫 액체연료 추진 로켓인 과학(KSR-Ⅲ)로켓의 시험비행이 성공했던 때다. 나로호 개발계획 초기의 KSR-Ⅲ 성공은 자체적인 우주발사체 개발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긴 개발 기간과 막대한 투자비 등으로 인해 자력개발보다는 외국의 대형 로켓기술을 습득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나로호 개발은 선진국의 대형 로켓 기술을 들여오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경제위기에 빠졌던 러시아가 회복되면서 기술이전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2004년 9월에 한-러 간 우주기술협력 협정이 체결돼 협력을 위한 기본적인 틀이 마련됐지만 본격적인 협력을 위한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은 2006년 10월 체결됐고 이 협정은 2007년 7월에 이르러서야 공식 발효됐다. 바로 이러한 협정 체결과 발효시기의 지연 때문에 2005년으로 예정됐던 발사일정이 2007년, 다시 2008년으로 연기됐다. 일부에서는 당초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이 1단 발사체도 공동개발하는 것이었지만 러시아의 소극적인 태도와 지연 등으로 인해 1단 발사체를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후부터는 국내의 우주발사체 사업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상황이 됐으며 올해 들어서는 발사 연기를 달랑 팩스 한장으로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발사대 제작을 위해 러시아로부터 받은 설계도가 핵심내용은 빠져 있다는 지적도 있었고 심지어 나로우주센터에 들여온 1단 발사체를 우리 과학자들이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발사중단 과정에서 러시아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원인분석 자료를 받을 수 없다면 러시아에 제 돈을 주고도 끌려다니기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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