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10개 도시에 한류타운(K타운)이 조성된다. 동남아시아 부호 5명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한류타운 한곳당 5,000억원 정도가 투입돼 모두 5조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내년 상반기에 세워지는 방콕 K타운에는 K팝 스타를 키우는 K팝 아카데미를 비롯해 K뷰티존·K푸드존 등이 들어서며 서울 명동·동대문·이태원 등의 한류 거리도 재현된다고 한다.
국내 한류 업체들은 지분투자 등을 통해 직영 형태로 입점하거나 현지 사업자에게 제품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이번 K타운 프로젝트는 음악·화장품·미용·음식 등 다양한 한류 문화와 상품을 모은 복합공간을 현지에 조성해 한류를 누리고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K푸드를 맛보고 싶으면 식당에 가고 K화장품을 사려면 화장품매장에 들러야 했지만 이제 다양한 한류 상품과 콘텐츠가 갖춰져 있는 일종의 한류 백화점에서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다.
한류의 파급효과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한류를 등에 업은 상품 수출실적은 최근 들어 탄력성을 잃어가는 형편이다. 관세청이 한류 품목으로 분류한 문화, 생활, 식품, 의류·잡화, 가전·컴퓨터 등 5대 제품군의 수출금액은 1998년 83억4,000만달러에서 2013년 110억3,000만달러로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수출 비중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이래서는 한류가 속 빈 강정에 그칠 수도 있다.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검토되는 마당에 상품과 문화를 결합한 K타운은 새로운 형태의 한류 수출촉진책으로 환영할 만하다.
한류는 드라마 중심의 '한류1.0'을 시작으로 K팝 위주의 '한류2.0'을 거쳐 이제 지역·장르·세대의 다변화를 꾀하는 '한류3.0'으로 진화하고 있다. K타운처럼 한류3.0을 이끄는 모범사례가 계속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