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10조원 안팎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침체로 법인세가 4조3,000억여원, 부가가치세가 1조8,000억여원 줄어든 것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의 법인세는 1ㆍ4분기에 70% 가까이 줄었으며 이런 추세는 상반기 내내 계속됐다.
14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세수실적 현황자료를 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세수입은 82조1,262억원으로 전년(91조1,345억원) 대비 9조83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10조6,000억원이 부족했던 2009년 이후 가장 큰 결손이다.
목표치 대비 징수실적을 의미하는 '세수진도율'로 보면 41.3%에 그쳐 최근 3년 평균치인 47.3%에 크게 못 미쳤다. 국세수입은 지난해 2조8,000억원의 결손을 냈는데 올해마저 구멍이 나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발생한다.
세목별로는 법인세 부족분이 가장 컸다. 5월 말 기준 법인세 징수액은 19조9,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9%, 4조3,441억원이 줄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10대 기업의 1ㆍ4분기 법인세 납부실적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만 전년동기보다 45%가량 늘었을 뿐 나머지는 급감했다. 현대자동차가 5% 줄었고 포스코는 무려 68%나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ㆍS-OIL 등도 50%가량 줄었다. 정부가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등 세수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목표로 한 법인세 징수는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부가가치세 역시 23조4,447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8,271억원 줄었고 증권거래세(-4,381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6,957억원), 주세(1,393억원), 개별소비세(523억원) 등도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