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로 흥한 회사 택시로 부활 노리겠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순수 전기차 ‘SM3 Z.E.’를 택시용으로 집중 보급해 전기차 분야에서 기선을 잡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르노삼성 측은 12~13일 이틀간 제주도 일대에서 SM3 Z.E. 기자기승회를 열고 “내년 전국 택시용으로 SM3 Z.E.를 2,000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내년 부산 공장에서 SM3 Z.E.를 4,000대 생산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정부 및 공공기관에 10%를, 가정용으로 10%를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택시ㆍ렌터카ㆍ카쉐어링 등 운수ㆍ운송 사업자에게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택시에 집중하겠다는 게 르노삼성의 전략이다.
르노삼성이 이같이 택시 시장에 전기차를 집중 소개한다는 전략을 세운 이유는 SM3 Z.E.만이 경쟁 차종 중 유일하게 택시로 활용할 수 있는 준준형급이기 때문이다. 기아차 ‘레이 EV’와 한국GM ‘쉐보레 스파크 EV’는 경차여서 택시로는 적합치 않다. 아울러 택시는 연료비 등 운행 경비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어서 전기차가 더욱 매력적이다. 르노삼성은 전기차에 익숙치 않은 민간 고객들이 택시로 먼저 SM3 Z.E.를 접할 경우 전기차 구매에 대해 자연스럽게 인식을 달리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전략은 과거 삼성자동차가 출범하면서 택시 시장을 먼저 공략해 대공성을 거둔 것과 동일하다”면서 “택시로 일어선 회사가 택시로 부활을 노리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전신인 삼성차는 실제로 1998년 첫 차인 ‘SM5’를 론칭하면서 택시 시장을 공략해 기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이는 입소문으로 퍼져나가 민간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SM3 Z.E. 택시는 대전에서 3대가, 제주도에서 2대가 시범 운행 중이다. 전기차로 영업하는 기사들의 반응은 꽤 좋다. 한번 충전하면 135㎞를 달릴 수 있어 이틀 영업하는 동안 세 차례 충전하면 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액화석유가스(LPG) 택시가 200㎞ 정도 운행하면 가스값이 3만8,000원 정도 나오는데 SM3 Z.E.의 전깃값은 3,000~4,000원이면 된다”면서 “고유가 시대에 전기차가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전 시간도 문제지만 기사의 식사시간에 급속 충전(30분)을 하면 시간의 낭비가 없고 향후 차량 배터리를 휴대폰처럼 아예 갈아 끼우는 ‘퀵 드롭’서비스망을 갖춰 나갈 계획이어서 택시용으로 손색이 없다는 게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SM3 Z.E.의 가격은 4,200만~4,300만워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 초반에 살 수 있다. 전기 충전비는 동급 가솔린차에 비해 약 6분의 1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