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은 더 이상 없으며 현실은 위기 정도가 아니라 생존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8일 전계열사에 방송된 사내방송 신년특집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지난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과거 30대 그룹 중 절반이 사라졌다”며 “앞으로 위기라는 말은 쓰지 않겠으며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현실에서 생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과 생존”이라면서 “조직의 유연성과 전략실행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최근 계열사별 생존 한계점(death point)을 보고 받았다”면서 “매출이 반으로 줄고 또 반으로 주는 과정을 겪으면 누구든 3년 내에 망할 수밖에 없으니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회장은 최근 글로벌 진출사업의 부진 양상과 관련해 “주요 계열사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헤드쿼터를 당장 중국으로 옮기라면 할 수 있겠느냐”고 물은 뒤 “글로벌리티 제고를 위한 마인드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최 회장은 끝으로 “앞으로 2년은 글로벌 경제가 악화될 것이며 상품수요와 자산가치가 회복되려면 2년 정도가 더 소요될 것”이라면서 “격랑 속에 한 배를 탔다는 심정으로 함께 도전해 4년 뒤 열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자”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