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퀀텀점프 스마트 세상 연다] "차세대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통해 최적 서비스… 친구같은 IT 실현될 것
박명순 SKT 성장기술원장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피조물, 즉 인공지능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박명순(사진) SK텔레콤 성장기술원 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네트워크 혁신과 함께 도래할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인공지능'을 꼽았다. 성장기술원은 SK텔레콤의 미래 기술을 담당하는 주요 조직 가운데 하나로 영상·음성 등 데이터 분석 기술을 연구하는 사내 연구소다.

그는 네트워크 혁신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제한 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간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융합 서비스가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최근 내놓은 미래 비전인 'ICT 노믹스' 역시 ICT의 융합을 통한 삶의 혁명적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원장은 "요즘 인기를 끄는 미국 드라마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Person of Interest)'에는 CCTV에 찍힌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잠재적 범죄를 막는 장면이 나온다. 비록 암울한 미래상을 그린 것이지만 인공지능의 기능을 잘 보여준 드라마"라고 지적했다. 이어 "행동 패턴을 통해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구 같은 정보기술(IT) 기술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서 실현되기 위한 기술적 전제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5세대(5G)로 대표되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한층 업그레이드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다. 박 원장의 주 연구 분야는 후자다.

"데이터는 크게 숫자·문자·음성·영상으로 나뉘는데 현재는 분석 대상이 문자와 숫자에 국한돼 있고 영상은 물건의 형태를 인식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재 성장기술원은 음성 및 영상에 대한 분석 능력 향상을 위해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영상 분석 기술로 미아나 범죄 용의자를 찾는 '영상 요약'을 들었다. 예컨대 곳곳에 설치된 CCTV에서 전송된 영상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해 사전에 입력한 미아의 생김새나 옷 색깔과 일치하는 아이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사람만이 가능한 음성 뉘앙스 파악까지 가능해지면서 진정한 인공지능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스마트홈 시스템이 집주인의 그날 일정과 행동을 파악, 언제쯤 귀가할지를 판단한 뒤 식사를 차려놓는다든가, 쇼핑을 위해 백화점에 들어서면 평소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매장 측이 고객이 선호하는 물건의 할인쿠폰을 스마트폰으로 제공하는 식의 인공지능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최근 소프트뱅크가 내놓은 로봇 '페퍼'는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 상태 등을 분석해 '감정'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고 구글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기계가 친구 같은 인텔리전트 IT를 구현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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