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9대 국회의원들이 모금한 후원금이 총 38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는 의석 수가 가장 많은 새누리당이 모금한 금액이 많았지만 1인당 모금액은 오히려 야당이 앞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대등한 지지세를 반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공개한 '2013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에 따르면 국회의원 298명이 받은 후원금은 총 381억9,200만원이며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 2,816만원을 기록했다. 후원회가 없는 황인자 새누리당 의원,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모금액 산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이 195억 5,497만원, 민주당이 162억6,966만원, 통합진보당이 8억6,924만원, 정의당이 7억7천995만 원을 각각 거둬들였다. 언뜻 '여당 쏠림' 현상이 나타난 듯 보이지만 정당별 1인당 평균 모금액을 살펴보면 야당이 새누리당을 크게 앞섰다. 원내 5석을 차지한 정의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의원 1인당 평균모금액은 각각 1억5,599만원, 1억2,912만원이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1억2,694억원을 기록했다.

진보당의 1인당 평균모금액이 1억4,453억원을 기록한 것도 이채롭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사건, 정당해산심판청구 등 위기를 겪으면서 오히려 전년보다 2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상식적으로 정당 가치로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작용이 일면서 노동자와 서민들의 소액 후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후원금 모금 상위 10걸에서는 정의당이 약진이 눈에 띈다. 전체 의원 중 1위는 1억9,517만원을 모은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차지해 1억9,403만원을 모은 같은 당 심상정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박 의원은 결과 발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총 1,980명이 후원을 해 1인당 기부액이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며 "선관위에 별도 신고해야 하는 30만원 이상 기부자는 단 4명"이라며 '십시일반'이 후원금 모금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권성동 의원(1억7,043만원)과 주호영 의원(1억6,697만원) 등 단 2명 만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모금액 꼴찌는 '0원'을 기록한 공천 비리 혐의로 지난해 의원직을 상실한 현영희 전 의원이었다. 현 전 의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는 이해찬 민주당 의원(1,35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회의원 1인당 연간 후원금 모금액 한도는 총선이 있는 해(3억원)를 제외하고는 1억5,000만원이다. 한도를 초과해 후원금을 모금한 경우 선관위는 '고의성' 여부를 심사하고 의도적이라고 판단했을 때만 고발을 비롯한 법적 제재 조처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