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해외 저가 수주에 발목이 잡혔던 현대건설이 해외사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들어 저가수주에서 발생한 손실을 대부분 털어내고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재개하면서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 잇단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는 현대건설이 주력 시장인 중동에서도 잇따라 다시 적극적인 수주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찰이 진행 중인 10억달러 규모의 루베레프 얀부 정유플랜트 확장 공사의 경우 국내 대형사들이 대거 입찰에 참여했지만 대부분 탈락하고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및 유럽계 2개사가 4파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밖에 사우디에서만 50만호 주택건설 사업의 7,000호 시범사업, 슈크하이크 발전플랜트, 자잔 프로젝트 해양터미널 사업 등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사우디 주택사업의 경우 전체 프로젝트 규모가 66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며 7,000호 시범사업만도 10억달러 안팎에 달하는 규모다. 시공권을 따낼 경우 추가 대규모 수주의 발판이 될 프로젝트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또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대형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카타르의 라스 라판 정유 플랜트 2단계 공사 역시 수주금액이 10억달러 안팎에 달한다.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 가공처리시설 프로젝트인 SARB 플랜트 퍼실러티 패키지4 입찰에도 참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입찰건의 경우 현대건설이 예상을 깨고 경쟁사들을 제쳐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의 최근 행보가 새삼 주목 받는 것은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되기 전 계약했던 악성 저가수주 물량들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한동안 해외사업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3,200억원, 순이익 2,432억원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당기순이익은 무려 21.7%나 줄었다. 대표적인 악성 저가수주로 지목됐던 쿠웨이트 KOC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등에서 발생한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0년 집중됐던 저가수주 손실이 올해까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내년부터 정상적인 수익률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저가 수주가 금지된 상황에서 재개된 해외 수주 활동이어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올해 총 102억달러의 해외수주 목표액을 설정했으며 현재까지 59억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