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가 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 길을 떠난 29일 그의 홈페이지에 실려 잔잔한 감동을 주며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편지는 지난 2002년 11월9일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남편을 응원한 글이지만 이제는 홀로 남아 떠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망부사(亡夫詞)'가 됐다.
편지는 공교롭게도 남편의 황망한 죽음에 맞닥뜨린 듯한 아내의 애절한 심경을 곳곳에 담고 있다.
"여보 힘드시죠? 항상 강한 줄만 알았던 당신이 국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금쪽 같은 희망돼지저금통을 받고는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날 당신 곁에 서 있는 동안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힘들어도 그 길은 가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여보 끝까지 힘내세요."
그러면서 권 여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을 안 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 깊은 사랑에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라고 추억했다.
권 여사는 발인식이 열린 이날 오전5시쯤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여보, 여보…"를 외치며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권 여사의 눈물에는 남편인 노 전 대통령을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보내는 안타까움과 그리움, 미안함이 뒤엉켜 있었다.
권 여사는 7년 전 다짐대로 남편의 숨결이 깃든 봉하마을을 굳게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