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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1일 한라공조는 비스테온의 공조사업부를 4,3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라공조는 중국과 포르투갈, 인도, 체코 등에 자리잡은 총 18개의 비스테온 공조사업부 법인을 품에 안게 됐다. 두 달 후 한라공조는 사명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변경하며 화학적 결합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비스테온의 공조사업부 인수 효과로 올해 한라공조의 실적은 물론 효율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우선 비스테온 공조사업부를 품에 안으면서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덩치가 커졌다. 지난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한라공조의 점유율은 9%로 덴조사(27%)와 발레오사(1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비스테온은 4%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한라공조가 비스테온 공조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서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세계 2위의 공조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영업 반경도 한 층 넓어졌다. 비스테온 공조사업부의 18개 법인을 인수하면서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우리나라와 중국, 미국, 인도 등 세계 17개국에 총 30개의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됐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비스티온의 공조부문 인수를 통해 매출액 증가 효과 외에 고정비 절감, 구매부문 통합에 따른 재료비 감소 등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며 "비스티온의 공조부분은 단품 위주의 매출 구성으로 수익성이 낮아 통합 첫 해인 올해는 영업이익률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부터는 통합 시너지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ㆍ기아차에 집중돼 있던 매출처가 다양해진 점도 안정적인 성장성에 힘을 싣는다. 한라공조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현대ㆍ기아차가 72%로 압도적이었고 제2매출처인 포드의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포드에 공급하고 있는 비스테온 공조사업부를 인수함으로써 한라비스테온공조의 현대ㆍ기아차 비중은 51%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은 800만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규모를 가진 대형사로 중장기적으로는 물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안정적 부품 공급과 원가 절감을 위해 현대차 그룸이 부품 공급처의 다원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라공조가 비스테온 인수를 통해 매출처를 분산시킨 것은 시의 적절한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김윤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스테온의 고객사로는 VW와 PSA, 재규어, 스즈키, 니산 등이 포진되어 있어 빠르게 신규 고객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또 생산설비와 지역 법인이 한라공조가 진출하지 않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사업 기반도 한 층 두터워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올해부터 당장 매출액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이 전망한 한라공조의 올해 매출액 평균은 4조4,520억원, 영업이익은 3,46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비스테온 인수 효과는 1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해 올해 총 8,000억원의 매출액 기여 효과가 예상된다"며 "공장간 통합, 자원 재배치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 작업이 진행될 예정으로 내년에는 이익률 개선과 함께 매출액 5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형 성장·불확실성 해소… 목표 주가 올려 한라공조의 비스테온 공조사업부 인수 후 국내 증권사들은 잇따라 목표 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형 성장과 함께 인수 합병 등 그 동안 제기됐던 우려가 해소되면서 견고한 펀더멘털이 부각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한라공조의 목표주가는 3만1,429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51% 증가했다. SK증권이 3만1,000원으로 기존보다 10% 올려 잡았고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분석 때보다 18% 높은 3만3,000원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새로운 목표 주가로 3만1,000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 상향의 근거로는 우선 성장잠재력이 높아진 점을 들 수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라공조는 비스테온의 18개 계열사 인수를 통해 장기 성장성이 한 층 커졌다"며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주당 순이익과 함께 목표 주가수익비율도 올려 잡았다"고 설명했다. 높은 배당성향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한라공조는 평균 30%를 웃도는 배당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며 "높은 성장성과 배당투자 메리트를 감안해 시장 평균 주가수익비율 대비 약 20%의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었다는 점도 주가 강세 전망에 힘을 싣는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한라공조와 만도, 현대위아의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만도와 현대위아가 성장 기대감에 4조원 이상으로 올라오면서 격차가 벌어졌다"며 "비스테온 공조사업부 인수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도 경쟁사 대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