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국면 본격 진입
건설수주 9개월·도소매판매 3개월째 감소…산업생산 증가율은 8개월만에 한자릿수로
'더블딥' 우려 아닌 현실로
경기지표인 ‘동행지수순환변동치(현재 경기)’와 ‘선행지수전년동월비(미래경기)’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작된 경기확장 국면이 불과 1년여 만에 하강 국면에 진입, 더블딥(일시 상승 후 재하강)이 현실화됐다.
특히 건설수주가 26개월 만에 3조원대로 추락하면서 민간자본을 통해 건설부양에 나서겠다는 ‘한국판 뉴딜 정책’ 수립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 증가율(전월 대비)은 지난 9월 중 -0.2%포인트를 기록해 4월(-0.1%) 이후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생산도 주력업종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 증가하는 데 그쳐 증가율이 1월(4.7%) 이후 8개월 만에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대표적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0.7% 줄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설비투자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감소, 4월(-1.6%) 이후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반전됐다.
특히 통상 6개월의 시차를 두고 건설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29.2% 감소해 1월(14.3%) 이후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9월 수주액은 3조9,990억원으로 2002년 7월(3조7,658억원) 이후 처음 3조원대로 떨어졌다. 민간이 발주한 수주액은 2조4,060억원에 불과해 올 들어 6월(5조850억원)을 정점으로 7월(4조2,700억원), 8월(3조2,050억원) 등 매달 1조원 가까이씩 줄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경기에 대한 근본적인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뉴딜 대책도 순수 민간자본이 참여하지 않고 연기금과 재정을 통한 ‘정부만의 잔치’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10-29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