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직장을 완전히 그만두는 은퇴 시대는 가고 '반퇴(半退)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여기에 맞춰 새롭게 전략을 짜야 합니다."
삼성그룹 사장단이 인구 구조 고령화 및 세대 갈등에 따른 소비시장 변화에 대해 '열공'했다. 6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다. 이날 강연에 나선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력 소비자층의 성비와 인구분포·구매력·라이프스타일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기존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할 수 없는 소비행태가 나타나고 있어 여기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삼성 사장단 역시 이날 강연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이날 강연 직후 직접 손을 들어 "일본에서는 소자고령화(少子高齡化·아이는 적게 낳고 기존 인구는 늙어간다) 현상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우리 기업에는 어떤 시사점이 있느냐"고 질문했다고 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강연 주제가 평소보다 피부에 와 닿는 문제여서 사장단의 관심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 교수는 한국에 닥친 고령화 및 인구구조 변화의 해법으로 이른바 '방문객 경제(Visitor Economy)'를 제시했다. 줄어드는 인구를 외국인 방문객으로 대체해 고용과 생산유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1년에 8,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소비를 일으키고 있으며 일본도 1,3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