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비디오콘, 대우일렉 인수 수정안 제시

채권단 입장차 커 '長考'…결렬땐 고강도 구조조정
운전자금 담보강화로 우리·산업銀 유리
부채상환은 더 나빠져 캠코등선 떨떠름


印 비디오콘, 대우일렉 인수 수정안 제시 더 진전된 제안 없인 채권단 동의 힘들듯부채상환 방법등 일부채권단 떨떠름협상결렬땐 고강도 구조조정 불가피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운명이 이달 중 최종 결정된다. 우리은행과 비디오콘 컨소시엄은 지난주 협상을 갖고 비디오콘이 새 제안을 내놓았지만 아직 매각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이다. 비디오콘의 제안을 놓고 채권단 사이에서도 입장차를 보이며 한번 더 제안서를 받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수정제안이 한결 진전됐지만 아직 매각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달 말까지 추가 협상에서 더 나은 제안을 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 동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디오콘 컨소시엄이 제시한 수정제안을 채권단이 받아들일 경우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비디오콘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게 되지만 그렇지 되지 않으면 구조조정 등 자체 정상화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비디오콘 측 새 제안은=지난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협상에서 비디오콘 측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이었던 양해각서(MOU) 체결시한을 어기고 다시 협상에 나서는 만큼 종전보다 양호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협상이 무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2월 말 국내 채권단이 보낸 제안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진일보한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모두 만족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채권단 지분의 감자비율과 부채상환 방법, 운전자금 등 세 가지다. 비디오콘 컨소시엄은 2월 채권단 지분을 전액 감자하고 신규 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정상화시킨 후 부채를 장기분할(5년 거치 5년 상환) 조건으로 갚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조건에 대해 국내 채권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매각이 결렬됐다. 매각이 이뤄져도 당장 채권단 손에 쥘 수 있는 대금이 없기 때문이다. 비디오콘 측이 이번에 내놓은 제안은 운전자금 담보 등이 강화돼 담보권자인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에 유리해진 반면 부채상환 방법 등은 오히려 나빠져 무담보권자와 주식을 보유한 일부 채권단에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열린 회의에서도 일부 채권단은 비디오콘의 '먹튀'를 방지하려면 감자 후에도 지분을 최소 30% 이상 남겨두고 부채상환 기간도 더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콘 컨소시엄 측은 이번에 내놓은 제안에 '잠정'이라고 조건을 붙임으로써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매각 실패 때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비디오콘 측의 최종 제안이 한결 진전될 경우 회사 매각이 급물살을 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인력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채권단은 '선(先)구조조정-후(後)매각'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이미 구조조정 방안도 마련해놓은 상태다. 2월9일 삼일과 AT커니가 작성한 '대우일렉트로닉스 구조조정 방안'에는 고강도의 자체적인 사업부ㆍ인력ㆍ재무 구조조정을 실시하도록 돼 있다. 우선 현재 4,200명인 인력을 오는 6월 말까지 1,600여명 감원한 뒤 추가 구조조정을 실시해 연말까지 2,200명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이와 함께 광주 공장에 있는 소형 모터기와 카오디오 등 2개 사업부를 매각해야 한다. 재무에서도 회사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채무는 전환사채(CB, 이자율 0%)로 전환해야 한다. 대신 채권단은 신규자금 900억원을 지원하는 안과 자산담보부CP(ABCP)를 발행하는 두 가지 방안 가운데 한 가지로 결정, 지원할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이 같은 내용의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 경우 인력과 사업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다음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3/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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