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미현의 9번홀 플레이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8번홀 버디로 7언더파를 기록,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무너져 내렸기 때문. 특히 이 더블보기가 벙커 플레이때문이라는 점 때문에 더 아쉽다. 지난해 김미현의 샌드 세이브율, 즉 벙커에 빠진 뒤 파 이상의 성적을 낼 확률은 LPGA를 통틀어 랭킹 1위였다. 그러나 이날 김미현이 보여준 벙커 샷은 랭킹 1위답지 못했다. 너무 두껍게 맞아 모래를 많이 떠내는 바람에 볼이 충분히 날아가지 못한 것. 마음이 앞서 손목을 끝까지 끌어내리지 못한채 먼저 풀려 버렸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아마추어의 경우 이런 실수는 더 많다.
날카롭게 벙커 샷을 하기 위해 연습장에서도 할 수 있는 연습법 가운데 벙커에 티를 꽂고 볼을 올려 놓고 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티의 머리만 간신히 보일 정도로 깊숙히 꽂고 티의 중간을 잘라낸다는 기분으로 샷을 하는 것이다. 물론 티를 잘라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티를 잘라내려고 마음먹고 내리치려면 볼 아래쪽 을 내리 쳐야 하므로 볼 뒤쪽 약 5㎝부터 모래를 파고 들어가게 된다.
떠내려고만 하면 티가 잘라지기는 커녕 그대로 모래에 파묻혀 있게 되므로 힘껏 내리 찍는 식으로 연습한다.
연습장 매트에서는 고무티에 볼을 놓고 볼을 직접 맞추지 않고 고무티를 내리찍는 기분으로 응용할 수 있다. 이때 볼이 위로만 튀어 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입력시간 2000/03/20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