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무게 380g으로 볼펜 크기와 비슷했던 김은식 환아의 태어났을 당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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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예정출산일보다 4개월이나 빨리 태어나 몸무게가 정상 체중아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초극소 미숙아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집중치료실의 박원순ㆍ장윤실 교수팀은 지난해 7월 임신 25주 만에 태어나 출생체중이 380g에 불과했던 김은식(남) 환아가 태어난 지 9개월이 지난 현재 3.5㎏에 달해 건강을 유지하며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아이는 어머니가 심한 임신중독증세를 보이면서 분만예정일보다 4개월여나 빨리 태어났으며 태어날 당시 폐를 비롯한 여러 장기가 심하게 미성숙해 출생 직후부터 폐에 계면활성제를 투여하고 고빈도 인공호흡기를 쓰는 등 특수 치료를 받아왔다. 또한 생후 3일째에는 심장수술을 받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정상 신생아의 임신기간은 40주, 출생체중은 3.2㎏이다.
이 아이는 현재 여러 위험 고비를 잘 넘기고 출생 후 9개월이 지난 지금 각종 의료기구와 산소호흡기를 떼어내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임신주기가 24주 미만, 몸무게 400g 미만의 미숙아는 폐 발달이 미숙, 출생 후 호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 생존한계로 여겼다"면서 "이번 초미숙아 생존 기록은 국내에 보고된 사례 중 가장 최소이며 세계적으로도 생존 사례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몸무게 300g대의 아기를 건강하게 살려낸 것은 현대의학의 생존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첨단의학기술로 더 많은 조산아를 살려내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