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인가 하면 금새 장대비가 쏟아지는 장마철이다. 이번 주에는 변덕스런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는 현안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정파간 갈등이 깊어지고 경제 현안을 둘러싼 논쟁이 격해질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크다. 끝없이 추락하는 미국의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는 국내 주식 시장과 급락하는 환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7월의 넷째주인 이번주의 관심은 여의도에 집중돼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폭락 여파를 견디지 못할 경우 지난주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한 주가의 상승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거래소 맞은 편 국회의사당에서는 대정부 질문이 시작된다.
22일 정치분야, 23일 경제분야로 일정이 잡혀 있다.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 여부, 새 내각에 대한 인준 문제 등을 둘러싼 격론이 예상된다.
이미 지난주 각당 대표연설을 통해서 확인된 여야의 총론적인 입장 차이가 각론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회수 불가능한 공적자금의 규모와 상환방법, 외국사에 대한 헐값 매각 시비, 마늘 수입 협상 은폐와 EU와의 조선협상, 환율 등 시장안정화 대책 등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각 상임위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갈등 구조는 법정에서도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굵직 굵직한 사건, 주요 인물에 대한 재판이 연이어 열리기 때문이다.
22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최기선 전 인천시장에 대한 속행공판에 이어 25일에는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씨의 선고공판이 열린다.
26일은 유종필 전 전북지사와 정몽원 전 한라그룹 회장에 대한 속행공판이 대기중이다. 모두가 논쟁과 사회적 파급을 불러 일으켰던 사안들이어서 공판 과정에서 다시금 이슈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혼란과 갈등의 와중에서도 정부는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4일 청와대에서 열릴 '월드컵 활동 극대화를 위한 경제인 보고대회'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여름철 비수기와 환율하락에 울상짓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25일 확정 발표할 6월말 수출실적에서도 둔화세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산자부가 22일 내놓을 원화절상에 대한 지방수출기업의 현장조사 및 3ㆍ4분기 기업경기실사(BSI) 결과가 주목된다.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이번 주말경이면 장마가 그친다는 예보다. 휴가시즌이 시작돼야 사회 각부문의 대립각이 다소나마 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홍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