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건강하고 아름다운 눈] 갱년기 여성 4명 중 1명이 안구건조증

찬바람 부는 ‘안구건조증’의 계절 초록이 지쳐 형형색색 단풍으로 산야를 물들이는 아름다운 가을,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다양한 눈질환이 나타나고 있다. 눈물이 부족해지는 안구건조증, 눈물이 흘러넘치는 유루증, 결막의 실핏줄이 터져 흰자위가 뻘겋게 보이는 결막하출혈, 자외선에 의한 각막염 등이다. 이 중 최근에 가장 많아진 질환이 안구 건조증이다. 눈을 부드럽게 떴다 감았다 하는 것은 눈을 얇게 덮고 있는 눈물이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눈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3가지의 중요한 성분이 포함돼 눈의 표면을 부드럽게 덮어 눈을 보호해 주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이러한 성분은 각각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제일 안쪽부터 점액층, 수분층, 지방층 순이다. 자동차도 엔진오일이 적을 때 고장이 나듯 눈도 눈물 생산이 줄어들거나 눈물층의 균형이 깨질 때 발병한다. 이러한 눈병을 ‘안구건조증’ 또는 ‘건성안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의 환자들은 흔히 눈이 충혈되고 따갑거나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을 느낀다. 하지만 정작 환자들은 이것이 눈물량의 부족으로 생긴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환자는 오히려 눈물이 많이 난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건조로 인한 병변 때문에 신체 방어 기전상 자극 반사에 의해 나오는 눈물로, 방어 작용을 상실한 무기능성 눈물이다. 한 마디로 기름기 없는 맹물만 나오는 것이다. 어떤 환자는 아침에 눈을 뜨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는 자는 동안에는 눈물 생산이 감소하므로 증세가 더 심해진 탓이다. 특히 건조하거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증세는 더 심해진다. 이러한 안구건조증은 중년기 이후의 여성이나 내분비 이상이 있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갱년기 이후 여성 4명 중 1명이 안구건조증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 외에 약물의 오용(아스피린계), 눈가의 염증이나 문신, 콘택트렌즈의 장기 착용, 비타민 A 부족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안구건조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약은 없고 인공누액을 자주 점안하는 것이 대표적 치료법이다. 안구건조증 환자 중 아침에 식염수나 심지어 수돗물로 눈을 씻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입술이 마를 때 침을 묻히면 일시적으로 나아지지만 조금 지나면 입술이 더 트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안구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건조한 사무실이나 밀폐식 난방 장치가 된 건물에서는 가습기를 틀어 공기의 습도를 올려 주고 인공누액을 수시로 점안해야 한다. 상태가 심한 경우 수술 치료를 한다. 눈물이 내려가는 길을 막는 누점 폐쇄술과 눈물이 눈에 오래 고여 있게 하는 누소관 폐쇄술 등이 이용된다. 인공누액은 환자에 따라 거의 평생 지속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실망하거나 귀찮아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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