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방북길 "일단 순조"

北, 일정·수행단 수용…협상전망은 아직 불투명

대북사업의 파행을 매듭짓기 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길이 일단 쾌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당초 지난 3일 방북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일부 안건에 대한 의견차이로 스케줄 확정이 지연됐다”며 “그러나 이번의 10일 방북안은 별다른 밀고 당김 없이 수용됐으며 주요 임원들(김병훈 현대택배 사장, 노치용 현대그룹 전무, 김정만 현대아산 전무)이 포함된 수행단 명단도 그대로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이는 북측이 그동안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해임을 빌미로 아예 고위급 대화 자체를 거부했던 자세에서 전향해 일단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했음을 의미한다는 게 대북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현 회장측에서 요구한 방북 일정과 수행단 구성안에 대해 북한 측이 별다른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는 점은 최근까지의 모든 부문에서 불편한 심기를 보였던 북측이 향후 보다 진전된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도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현대상선의 유조선 취항 기념식에 참석, 방북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랜만에 가는 거라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희망을 내비쳤다. 다만 협상 과정 자체의 전망에 대해서는 현대그룹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현 회장은 이번 방북기간 중 금강산사업의 정상화뿐 아니라 백두산관광과 개성사업의 독점권에 대해서도 재확인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북측이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 오리무중이다. 북측은 여전히 현대그룹 주변의 일부 임원들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 다시 한번 현대그룹의 인사 문제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게 대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현대아산은 오는 18~19일로 예정된 금강산 관광사업 7주년 기념행사의 규모와 세부 스케줄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