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의 잣대 중 하나가 물가라고 할 때 최근의 물가 상황을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고 무엇보다 고공행진을 하는 원자재를 필두로 하반기로 갈수록 지표로 보여지는 물가상승의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정부 당국도 인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수출입물가 동향에서 곧바로 확인된다. 지표를 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수입물가는 지난 3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전달보다 1.2% 상승하면서 두 달째 올랐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2월 0.5% 올랐다가 올 1월 1.2% 떨어지고 2월 0.5% 상승했다.
특히 원자재는 3.5% 뛰었고 중간재도 0.4%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의 수입물가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떨어졌지만 원자재 수입물가는 석탄과 원유 가격 상승으로 크게 올라간 것이다.
품목별로 볼 때는 심각함이 더하다. 무연탄은 81.5%나 폭등했고 유연탄(24.5%), 동광석(7.1%) 등의 상승폭도 컸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원자재 값의 상승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 확실하고 이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도 시간이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한은도 소비자물가가 하반기 2.7%에 이어 내년에는 3.3%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표로 나타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 정도면 장바구니 물가를 의미하는 생산자물가의 상승폭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만 정부와 한은이 인플레이션 부문에서 한시름 더는 부분은 있다. 바로 부동산 값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아파트 가격이 예상되고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는 것. 이 경우 인플레이션의 한 축은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커지는 물가상승 압력과 예상 외의 부동산 시장 안정, 이 두 가지 또한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