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애플사의 아이폰 AS에 반발한 소비자 소송이 제기됐다. 올해 상반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아이폰 불만 사례 790건 가운데 AS 불만족 상담건수가 절반을 웃도는 506건으로 집계돼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 소송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지난 2월 아이폰 3GS를 구매한 이모(13)양은 최근 '본인에게는 과실이 없으니 AS 비용 29만400원을 지급하라'며 아이폰 제조사의 한국법인인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이양은 "구매한 지 8개월 만에 비상전화만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자 지정된 수리점에 맡기고 무상수리 접수증을 받았지만 며칠 후에 '침수라벨이 변색했다'는 이유로 무상수리를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양은 또 "아이폰을 물에 빠뜨리거나 물기에 접촉한 적이 없는데도 라벨 색 변화를 이유로 침수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 과정에서 제품을 해체해 기판을 확인하면 기계의 문제인지, 내 과실인지 명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 내부에는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침수라벨이 들어있는데 장시간 높은 습도에 노출되면 이 부분이 분홍색으로 변한다. 하지만 장마철 등 습기가 많은 계절에 일부 제품에서 침수라벨이 분홍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발생해 이를 둘러싼 소비자와 제조사의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미성년자인 딸을 대신해 소장을 접수한 이양의 아버지는 "29만원을 내고 수리를 할지, 아니면 소송을 시작할지 고민했다"면서 "애플사에는 보잘 것 없는 돈일 수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피해가 계속되기 전에 누군가는 나서야 할 것 같아서 소장을 접수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애플사가 아이폰 하단 충전단자 부분이 외부공기에 직접 닿도록 설계한 것은 제조물책임법의 설계상 결함에 속할 수 있으며 그 뚫린 구멍을 통해 침수라벨이 변색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하지 않은 것 또한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애플코리아 측은 "침수라벨이 습기로 변색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AS 관련,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대한변협 대변인 장진영 변호사는 "이번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던 사후관리가 문제됐지만 앞으로 앱스토어 카드결제나 개인정보 침해 등 다양한 주제로 법정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애플은 휴대폰 특허 침해 여부를 두고 노키아와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고객 두 명이 아이폰4의 수신 불량을 이유로 소송을 내는 등 국외에서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소비자원은 아이폰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달리 애플사 고유의 품질보증책임을 적용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