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제정이 정부부처의 반대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기업단체 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환경부는 당초 지난 해 말까지 특별법을 제정해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건교ㆍ산자부 등 경제부처들이 산업활동의 급격한 위축을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대한상공회의소 등 기업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특별법이 계속 표류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이 정책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힌 만큼 올해에 특별법을 중점사업으로 지정,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환경ㆍ건교ㆍ산자부 등에 따르면 대기질 개선 특별법 제정이 지난 해 10월에 입법예고를 한 이후에 전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건교부와 산자부 등 경제부처가 특별법에 대해서 워낙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법 제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당초에는 지난 해 말까지 부처간에 이견을 조율해 국회에 제정 안을 최종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최근에는 부처간 협의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활동 급격한 위축 우려= 건교ㆍ산자부 등 경제부처와 기업들은 당장 우리 경제에 주름이 간다며 이구동성으로 반대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 전국 공장의 50%가 밀집되어 있는 상황에서 특별법이 시행되면 공장의 신ㆍ증설 제한 등 생산활동에 상당한 위축이 예상된다”며 “외국인의 투자유치 감소 뿐 아니라 경제 성장률마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아예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일단은 카풀(car pool)등 기존에 있던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지 굳이 법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대한상의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는 대기질 악화의 주범인 중국의 황사 등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과 수도권 인구집중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수도권 지역의 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배출량만 줄여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환경오염 이미 한계 넘었다=그러나 환경부의 입장은 다르다. 수도권의 대기오염으로 인해서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건강피해가 발생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것.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사항으로 수도권의 환경 개선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밝힌 만큼 특별법 제정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수도권의 대기질은 도저히 개선될 수 없다”며 “경제논리에만 집착하다가는 수도권에서는 좋은 공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간 지지부진 했던 부처와의 협의를 본격화 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도 긍정적인 입장인 만큼 올 상반기까지 국회에 법률을 상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기질 개선 특별법이란= 서울ㆍ인천ㆍ수원시 등 경기도의 19개 도시에 있는 공장과 발전소 등이 연간 배출할 수 있는 대기오염 물질의 양이 제한되고 초과 사업자는 총량 초과부과금을 내야 한다. 또 공공기관은 저공해 자동차를 의무적으로 구매하고 운행 차량은 대한 특별배출허용기준을 지켜야 하고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을 부착해야 한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기업과 개인차량 소유자 등에게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