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취업자 68만명 늘어 10년 만에 최고라는데… 통계적 착시? 고용 선방?

50·60대가 90% 차지… 20대는 되레 줄어
작년 추석연휴 영향… 기저효과 나타난 듯… 조사 날짜 조정 검토


9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68만5,000명 증가하면서 10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놓고 통계적 착시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고용지표가 선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와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통계청은 9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년 대비 68만5,000명이 늘어난 2,500만3,000명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각각 46만6,000명, 13만9,000명 불어난 게 원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제조업은 7월 1년 만에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뒤 3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취업자가 전년 같은 달보다 68만5,000명 늘어 2002년 3월 이후 최고치"라며 "착시효과(기저효과) 등 특이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고용이 아직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의 고용 증가폭이 적어 상대적으로 올 9월 고용이 급증한 것처럼 기저효과를 냈다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통계청은 매달 15일이 포함된 1주일을 취업자 조사기간으로 하는데 지난해 9월에는 조사기간 중 추석 연휴가 사흘이나 포함돼 전년 대비 증가폭이 26만4,000명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추석을 앞두고 조사돼 판매와 배송 등 추석특수가 반영됐다. 9월 일용근로자가 4만3,000명(2.7%) 늘고 무급가족종사자가 9만명(7.2%) 급증한 것도 기저효과 때문이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추석 기저효과가 더욱 뚜렷하다.

9월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34만5,000명(-78.8%) 급감했고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329만명(165.1%) 급증했는데 이는 지난해의 경우 추석으로 근무시간이 적었기 때문이다. 재정부도 10월부터 취업자 증가 수가 다시 30만명대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도 주로 고령층에 집중됐다. 9월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32만6,000명)와 60세 이상(29만3,000명) 등이 61만9,000명으로 약 90%에 달한다. 퇴직을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업이나 창업 추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20대는 취업자가 되레 줄었다. 15~29세 청년층은 5만9,000명 감소했다. 20대 고용률은 57.6%로 0.9%포인트나 하락했는데 이는 25~29세의 부진 탓이다.

핵심 구직 연령대인 20~29세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2.3%포인트나 추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비스업과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난 것과 추석 기저효과가 맞물린 결과"라며 "내년부터는 조사기간에 설날 등 연휴가 있으면 기간을 앞뒤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고용통계에 대한 착시 논란이 거듭되자 내년부터는 조사기간에 설날이나 추석 등 연휴가 들어 있으면 아예 조사날짜를 바꾸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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