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대 해산작전 임박…대규모 유혈사태 우려

군부가 이끄는 이집트 과도정부가 조만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세력의 농성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내무부의 한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무르시 지지 농성장이 설치된 카이로 나스르시티 라바광장과 카이로대 앞 나흐다광장 주변에 군 병력이 증강 배치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집트 경찰도 24시간 내에 카이로 농성장 2곳을 포위, 공격할 계획이라고 보안 당국 관리들이 밝혔다.

내무부 관리에 따르면 진압 경찰은 포위가 시작되면 몇 차례 해산 경고를 한 뒤 2~3일에 걸쳐 단계별 작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위대 진압을 위해 특별훈련을 받은 내무부 산하의 진압경찰 특공대가 투입되며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부상자를 실어나를 구급차도 대기시킬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지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이슬람 세력은 이날 군부의 강제 해산 시도를 규탄하고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3월 무르시가 군부에 축출당하고 나서 한 달째 무르시의 복권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며 군경과 대치 중이다. 카이로 농성장에 설치된 텐트에는 수천 명이 숙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이집트 사법부는 무르시 구금 기간을 15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사법부는 무르시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협력 관계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의 저항 의지도 꺾이지 않고 있어 경찰과 시위대의 정면 충돌이 우려된다. 농성장에서는 최루가스 방어용 마스크와 고글, 장갑 등이 수백 개 팔렸다고 상인들이 전했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전날에도 카이로 시내에서 또다시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집트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는 마지막 중재에 나섰다.

알아즈하르의 수장인 아흐마드 알 타이예브 대(大) 이맘은 이날 각 정치세력과 접촉해 이번 주 중으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타이예브 이맘이 무르시 전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하는 회견장에 직접 참석했던 점 때문에 무르시의 권력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이 대화를 거부할 공산이 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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